다시 뛰는 네이버 vs 주저앉은 카카오…인터넷 업종 주가 '희비'

인터넷株 대표 네이버·카카오…주가 추세 가른 성장 모멘텀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국내 IT·인터넷 '대장주'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반 광고·커머스 성장세를 바탕으로 주가가 19만원 선을 회복했다. 반면 카카오는 뚜렷한 모멘텀 없이 3만 원대에 주가가 안착하는 모양새다.

네이버, 6개월 만의 19만원 돌파…카카오는 3개월간 3만원대 등락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네이버는 전일 대비 4000원(2.07%) 하락한 18만 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춤했으나 네이버 주가는 지난 11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9만 원 선을 돌파했다.

지난 7월 '라인 사태'와 지난 8월 5일 증시 '블랙 먼데이' 때 15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네이버 주가는 이달 19만 원을 회복했다. 종가 기준 네이버 주가가 19만 원을 넘어선 건 지난 5월 7일(19만 4800원)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카카오는 이날 전일 대비 350원(0.99%) 내린 3만 5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는 지난 8월 2일 처음으로 주가가 4만 원 아래(장 중 저가 3만 9250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4만 원의 '벽'을 뚫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 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2024.11.11/뉴스1

네이버, AI 활용 광고·커머스 가파른 성장…"내년 전망치도 상향"

네이버의 주가 상승세는 AI를 도입한 광고 및 커머스 부문의 성장세 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네이버는 3분기 매출 2조 7200억 원, 영업이익 5253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전망치(매출 2조 6600억 원, 영업이익 4935억원)를 각각 2%, 6% 상회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커머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사업 확장 목적의 K베뉴 론칭 이후 언더퍼폼하던 분위기를 1년 반만에 완전히 반전시켰다"고 호평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의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올해는 물론 오는 2025년까지 이어질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네이버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올해 32.7%, 내년 20.6%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의 실적과 업황 모두 바닥을 확인했고, 너무나 보수적으로 잡혀있는 내년 실적 눈높이도 상향조정 될 여지가 크다"며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타기팅 고도화와 신규 비즈니스쿼리 확대로 견조한 성장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22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카카오의 미래 AI 기술은 사용자 맞춤 서비스 중심으로 나아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제공) 2024.10.22/뉴스1

'모멘텀 부재' 카카오 주가 3만원대 '주춤'…"AI 플랫폼 카나나 효용 제시해야"

반면 카카오는 주가 상승을 위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는 평가다.

카카오의 지난 3분기 매출은 1조 9200억 원, 영업이익 161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 1260억 원을 상회했으나, 매출은 소폭 하회했다.

오픈채팅에 전면 광고를 도입하고, 친구 탭까지 광고를 늘리고 있는 카카오톡 플랫폼의 광고 매출과 커머스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성장세가 둔화됐다.

또 게임·미디어·스토리 등 콘텐츠 산업 전반은 부진한 실적으로 매출이 역성장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체류시간 감소와 광고 미디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광고 성장률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서는 신규 서비스 출시가 필요하다"며 "정신아 대표가 카카오톡 체류시간을 늘리는 신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했으나, 서비스 형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공개한 AI 플랫폼 '카나나'에 대해서도 증권가에서는 제시한 구독형 비즈니스모델(BM)이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 효용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기존 채팅 플랫폼인 카카오톡 내에서 채팅은 충분히 활성화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카카오톡 이용과 동시에 AI 기능이 추가된 신규 채팅 플랫폼의 추가 이용의 확실한 소구점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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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후 외국인·기관은 '네이버'·개인은 '카카오' 매수나서

이같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성은 투자자 동향에도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카카오(11월 7일)와 네이버(11월 8일)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외국인과 기관은 네이버를 순매수하고 카카오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 8일부터 21일 사이 외국인과 기관은 네이버를 각각 4789억 원, 968억 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5470억 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카카오를 각각 122억 원, 40억 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159억 원 순매수했다.

한편 카카오의 경우, 주가가 약세를 보이자 임원들이 자사주 매수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황태선 CA협의체 총괄(1514주) △정종욱 CA협의체 책임경영 위원장(1432주)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1487주) △이승현 성과리더(1400주) △이상호 성과리더(1520주) △이나리 CA협의체브랜드Comm.위원장(1504주) △김병학 성과리더(1469주)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1500주)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1410주) 등 9명이 자사주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