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KCGI 고소한 DB하이텍 소액주주들…부당매각 의혹 제기
'먹튀' 비판한 주주들 명예훼손 고소…소액주주들도 맞고소
KCGI "지배구조 개선 이뤄 정당하게 엑시트"…주주 대상 소 취하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행동주의 펀드 KCGI가 DB하이텍(000990) 지분을 부당 매각했다는 의혹으로 소액주주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는 KCGI가 고의로 DB하이텍의 경영권을 위협해 단기 차익을 얻고 주주들에게 손실을 줬다고 주장하며 회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도 제출했다.
KCGI는 지난해 3월 DB하이텍 지분 약 7.05%를 매입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이후 소액주주들과 함께 주주활동을 벌였지만 같은 해 12월 말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졌다며 지분 중 5.63%를 DB하이텍의 모회사인 DB Inc에 매각했다.
매각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당일 종가보다 약 10% 높은 주당 6만 6000원에 거래됐다. 이 과정에서 KCGI는 수백 억원의 차익을 챙겼고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보았다는 것이 고소인 측 주장이다.
소액주주 연대는 이러한 투자 방식이 '그린 메일'(경영권 위협을 가해 프리미엄을 받고 단기차익을 추구하는 행위)라고 판단하고 검찰 고소에 나섰다. 미국은 이러한 투자로 수익이 날 경우 이를 '그린 메일'로 간주하고 50% 과세하며 규제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경영권 참여 선언 전부터 KCGI가 DB그룹과 공모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KCGI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목적이 달성됐다는 판단하에 적법하게 투자금을 회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DB그룹에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안이 있었는데 이사회 구성, 배당 등에서 상당 부분이 원만하게 수용됐다"며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하에 매각을 결정했고, 단기적이기보단 장기적으로 성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CGI는 앞서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제기한 고소 건에 대해서는 전원 소를 취소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KCGI는 일부 소액주주가 DB하이텍 엑시트 사례를 두고 '먹튀'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펀드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판단해 관련 게시글 작성자들을 고소한 바 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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