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전자 10조 자사주 매입, 반등 계기 될 것"

"5만원 하방 지지선 각인…중장기 상승 위해선 '실적'"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0.3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증권가에서 삼성전자(005930)의 10조 원 자사주 매입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방 지지에서 나아가 단기 반등 계기까지 되리란 전망이다. 다만 중장기적 상승을 위해선 실적에서의 성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지난 2014~2015년 2조 2000억 원, 2015~2016년 11조 원, 2017~2018년 9조 원 규모의 시행 이후 처음이다.

류영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주가 안정에는 긍정적"이라며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은 일정 수준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고 이는 최근 가파르게 하락했던 주가의 안전성을 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이번 10조 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는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번 자사주 매입 공시는 투자자들에게 주가 5만 원의 하방 지지선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성장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정책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자사주 매입 공시가 2015년이나 2017년의 특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보단 2014년의 주가 안정을 위한 자사주 매입 결정과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3개월간 주가가 15.5%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3개월간 14.5% 상승했다.

다만 중장기적 주가 상승을 이끌려면 실적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류영호 연구원은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의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 진입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성장 기대감 회복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주가 상승은 주주환원 정책보다는 EPS 성장률에 달려 있다.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성장에 대한 믿음도 복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