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킹달러에 역대급 환율…'수익률 2배' 효자 된 '환노출 ETF'

'KODEX 미국S&P500TR' 한 달 7.89%↑…환헤지형은 3.25% 그쳐
'심리적 마지노선' 1400원선 재돌파…"취임 전까지 변동성 지속"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화폐박물관에 미국 달러화를 비롯한 각국 화폐들이 전시돼 있다. (자료사진) 2017.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트럼프 트레이드에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이어지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환노출형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주식이 연일 고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달러 강세로 별개의 환이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들 상품은 환헤지형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KODEX 미국S&P500TR'는 7.89%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나 환헤지형인 'KODEX 미국S&P500(H)'는 3.25% 오르는 데 그쳐 2배 이상의 상승률 차이를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SOL 미국배당다우존스TR'은 7.15% 상승했고, 환헤지 상품은 2.37% 상승에 그쳤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 'TIGER 미국나스닥100'(8.22%)과 환헤지 상품인 'TIGER 미국나스닥100TR(H)'(4.15%) 수익률도 비슷한 차이를 보였다.

거래대금 차이도 대폭 났다. KODEX 미국S&P500TR의 지난 한 달간 거래금액은 1조 1104억 원에 달했다. 환헤지형은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710억 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TIGER 미국나스닥100TR는 7582억 원, 이 상품의 헤지형은 606억 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통상 달러가 강세일 땐 환노출형 상품이 환헤지형 상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 환노출형은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된 상품이나 환헤지형은 환율을 고정하고 투자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얻는다. 환헤지형은 환율 하락 시 손실을 줄일 수 있지만 환율 상승 시기에는 수혜를 입지 못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299.00원(2023년 12월29일)에서 전날 1403.5원(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까지 8.04%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 9월 27일 1312.00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트럼프 트레이드를 타고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성공에 이어 의회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스윕' 현상까지 나타나며 1400원대 강달러를 굳히는 모습이다.

달러는 트럼프 2기에서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리라는 전망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중국산은 60% 추가관세)를 부과한다는 공약을 냈다. 감세 방침에 미국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재정적자 확대 우려도 커졌다. 이에 세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 105.82까지 오르며 약 반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달러 강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차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1400원대를 중심으로 한 등락 내지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취임 이후 관세정책 변화,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에 대한 통상압박 여부에 따라 달러화 추세가 변화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 현상이 이어져 환율 역시 1400원대 등락 혹은 안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