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 1400원 다시 위협…트럼프 리스크에 힘 받는 '킹달러'

트럼프 당선 더해 레드스윕 코앞…외환시장 "1400원대 테스트"
中 부양책 실망에 위안화 약세도 영향…"당분간 불확실성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10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환전소에 원·달러당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소식 직후 1400원을 돌파했다가 현재는 소폭내려온 상태다. 2024.11.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고(高)환율 시대 우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까지 장악한 '레드 스윕'이 현실화된 가운데 중국 재정정책에 대한 실망감까지 더해지며 달러·원 환율은 또다시 1400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6원 오른 1396.0원으로 출발했다. 11시 16분 기준으로 1395.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날도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를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리라는 전망을 내놨다. 우리은행의 이날 달러·원 환율 예상 범위를 1393~1402원으로, NH선물은 1395~1403원으로 제시했다.

달러는 트럼프 2기에서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감세 정책이 고개를 들 것이란 경계감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보호주의가 확대되면 달러를 비롯한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감세로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커지면 국채 발행이 늘고 국채 금리가 오르며 달러화 강세가 힘을 받는다. 아직 확실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 하원까지 공화당이 우세한 상황이라 레드스윕 전망에 힘이 실리는 중이다.

달러·원 환율은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된 6일 1404원까지 뛰며 약 7개월 만에 다시 14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자 1380원 수준으로 진정됐으나, 이후에도 1400원을 거듭 테스트 중이다.

여기에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위안화 약세가 나타난 점이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중국 정부는 5년간 10조 위안의 부양 카드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중국 재정 부양정책 규모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기 회복과 관련된 부양책이 빠져 중국 경기의 강한 모멘텀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트럼프 리스크와 더불어 기대했던 중국 부양 모멘텀의 실망감은 국내 주식 및 외환시장 입장에서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400원 빅피겨(큰자릿수)를 앞두고 외환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계감과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은 달러 상단을 지지하리란 판단이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오전장 1380원 중반대를 중심으로 등락하던 환율이 밤사이 1390원 중반까지 상승한 데 따라 이월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될 매력적인 환율 레벨이 형성됐고, 1400원 상단 경계감에 결제수요와 달러 실수요수요 주체들의 추가적인 달러 매수 자제도 수급 부담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대선, FOMC 및 중국 부양책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마무리됐지만 당분간 글로벌 외환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찬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관련 불확실성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강달러 압력이 잔존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미국 10월 물가 및 소매판매 지표 역시 연준 금리 인하 이후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반등 흐름 이어가 달러화 수요를 뒷받침할 전망이고,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특성상 당분간 그의 발언에 좌우되는 외환시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중국 재정부양정책 실망감에 따른 위안화 추가 약세 리스크와 더불어 10월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도 주목되는 변수"라며 "즉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월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에 힘을 더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