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업고 뛴 바이오株…하반기 외국인 '삼바·알테오젠' 1.5조 담았다
외국인, 하반기 삼성바이오만 9213억원 순매수
증권가 "트럼프 당선…국내 바이오 기업엔 호재"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외국인투자자가 올해 하반기 바이오 업종에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알테오젠(196170)에만 1조 5000억 원 넘는 외국인 자금이 투입됐다. 바이오주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부터 이달 8일까지 9213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이후 38.10% 뛰며 '황제주'(주가 100만 원 이상) 자리를 차지했다. 8일 종가 기준 100만 4000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알테오젠이 외국인 순매수 2위 종목(5831억 원)에 이름을 올렸다. 알테오젠은 55.79% 뛰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현재 알테오젠 시총은 23조 3003억 원으로, 코스닥 시총 2위인 에코프로비엠(15조 7069억 원)과 7조 5000억 원가량 격차를 벌렸다.
두 종목 외에도 바이오 업종 전체에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하반기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23.16%, 'KRX 헬스케어 지수'는 22.06% 올랐다. 이로써 두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산출한 지수 중에서 나란히 전체 1·2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바이오 기업엔 예외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직접 재화를 수출하는 기업이 트럼프 보편관세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반면 국내 바이오 기업은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로열티 매출을 확보하기 때문에 관세 이슈에서 자유롭고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 역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간접적인' 약가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한 공약도 바이오 업황에 훈풍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정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IRA 법안 중) 직접 약가를 인하하는 내용은 기업 수익성을 악화시켜 신약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간접적으로 약가 인하를 유도하면 바이오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의 활발한 연구·개발(R&D)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관련 품목 수입은 미국 약가 인하를 위해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1등주의 높은 수익률을 2등주가 따라붙는 '업종 내 종목 순환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시장에선 셀트리온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익률을, 코스닥 시장에선 리가켐바이오가 알테오젠 수익률을 따라잡는 식으로 업종 내 순환매가 전개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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