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보유 주식 사상 최초 1000억달러 넘어서…'트럼프 2.0' 효과

보유 미국 주식 1위는 테슬라…보관금액 167억 달러
"美 정부 추가 지출 확대 어려워…불안 요인" 우려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겼다. 관세 인상과 감세 등 자국 우선주의 공약을 내세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국 기업이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관금액이란 국내 거주자가 외화증권을 매수해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하고 있는 규모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규모를 나타낸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7일(결제일 기준) 1013억 6571만 달러(약 141조 원)를 기록했다. 예탁원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1년 1월 이후 최대치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0월 31일까지만 해도 910억 6587달러(약 127조 원)였는데, 약 1주 동안 10조 원 넘는 금액이 미국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서학개미(미국 주식을 사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미국 주식은 테슬라로, 167억 달러(약 23조 원)를 보유 중이다. 이어 △엔비디아(138억 달러·약 19조 원) △애플(46억 달러·약 6조 원) △마이크로소프트(36억 달러·약 5조 원) 순으로 보관금액 규모가 컸다.

증권가에선 미국 주식시장이 무조건 우상향하진 않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의견도 나왔다.

강현기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은 "통상 정부 지출 확대 이후 인플레이션 등 파생적 효과는 8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데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가 시작되는 2025년 초 바이든 대통령 정부 지출 확대에 대한 파생적 효과를 겪어야 한다"며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초반에 정부 지출을 확대하기 까다로운 환경"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은 정부 지출을 추가 확대하기 어려우며 구인율 하락이 실업률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다"며 "트럼프 트레이드로 대변되는 미국 주식시장의 독자적 강세가 편하게 보이지 않고 향후 미국 주식시장이 오히려 불안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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