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우크라 재건 이슈에 '2배'…진짜 미래 있을까[종목현미경]

트럼프 트레이드 업고 이번주 97.98% 상승…회전율 130%·거래량 '최다'
주가조작 의혹에 임금 밀리며 여력 '바닥'…업계선 대형사 수혜 전망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폴타바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폐허가 된 군 교육시설서 구조대원이 작업을 하고 있다. 2024.09.0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종목들이 급등했다. 그중 삼부토건은 일주일 만에 100% 가까이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실질적인 재건주로 보긴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부토건은 전일 대비 226원(29.97%) 오른 980원에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삼부토건은 지난 4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 495원에서 97.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부토건 거래량은 2조 9197억 6443주로 전체 종목 중 1위를 차지했다. 회전율은 130.57%에 달했다.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를 타고 올랐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 시 러-우 전쟁을 종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향후 10년간 최소 4860억 달러 규모일 것으로 추산하면서 국내 기업에도 수혜가 돌아갈지 관심이 모였다.

삼부토건은 지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묶이게 됐다. 삼부토건은 포럼에서 재건사업 관련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이 보도된 5월 27일 주가는 장 중 18.74%까지 뛰었다. 15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7월 1959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주가조작 의혹과 함께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도이치모터스 조가주작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삼부토건 급등 전인 5월 중순 한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올해 8월 회계감사인으로부터 반기 검토의견 '의견 거절'을 받은 뒤 거래 정지를 거쳐 주가는 440원까지 떨어졌다. 삼부토건은 지난 2월부터 경영 상화 악화로 반복적으로 임직원 급여와 퇴직금, 상여를 늦게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임직원 월급이 밀린 상황이다.

삼부토건은 작전주 그 이상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끌고 나갈 여력이 없는 데다 여태 관련 사업 실행 기미도 보이지 않았단 지적이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 인사청문회 당시 야권에선 "(삼부토건의) 공시 내용을 보면 우크라이나 재건에 대한 실질적 활동을 하는 게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규모 해외 인프라 건설 경험과 여력이 있는 기업 위주로 실제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와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공항 활주로와 신규 화물 터미널 등 인프라 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도 재건 사업에 대비, 인근 폴란드를 거점으로 폴란드건설협회와 현지 3위 건설업체인 이알버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