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팅' 서학개미…美 보관금액 1000억달러 눈앞[서학망원경]

미국 주식 보관금액 979억달러…최대 규모
"미국 우선주의 정책 따른 강세가 이어질 것"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베팅을 걸었던 서학개미(미국 주식을 사는 국내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어느덧 1000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관금액이란 국내 거주자가 외화증권을 매수해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하고 있는 규모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를 나타낸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6일(결제일 기준) 979억 347만 7827달러(약 135조 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0월 31일까지만 해도 910억 6586억 5435달러(약 126조 원)였는데,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10조 원 가까운 금액이 미국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미국 주식은 테슬라로, 162억 달러(약 22조 원)를 보유 중이다. 이어 △엔비디아(135억 달러·약 19조 원) △애플(46억 달러·약 6조 원) △마이크로소프트(35억 달러·약 5조원) 순으로 보관금액 규모가 컸다.

민병규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트럼프의 당선은 금융, 에너지, 산업재 섹터에서 트레이딩 기회를 주고 있다"면서도 "미국 증시에서 여전히 이익을 잘 내는 것은 대형 기술주"라고 짚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선 행사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기대하며 미국 주식에 베팅했던 서학개미들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미국 증시에 불이 붙으면서다.

지난 7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06포인트(p)(0.74%) 오른 5973.10p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S&P 500 지수는 6000p에 바짝 다가서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작성했다.

같은 날 나스닥 지수도 1.51% 오른 1만 9269.46p로 거래를 마치며 역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관세 인상과 감세 등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내세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자국 기업이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 공화당이 대선에 이어 상·하원 선거를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위프' 가능성까지 높게 점쳐지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강력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화당은 상원 선거에서 과반(51석)보다 2석 많은 53석 이상 확보해 다수당이 됐다. 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

장희종 iM증권 연구원은 "이전 트럼프 집권 시절에 미국 증시는 여타 지역 증시 대비 강세가 뚜렷했고 달러화도 전반적으로 고공행진을 기록했다"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미국만의 강세가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선 행사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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