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에도 외국인 요지부동…"3개월간 삼성전자 15.8조 팔았다"

외국인, 삼성전자 집중 매도에 주가 32% 하락
증권가는 "저가매수 기회…불확실성 반영 후 반등 시작"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멈추질 않고 있다. 3개월간 15조 원이 넘게 처분하며 8만 원대이던 주가를 '5만전자'로 끌어내렸다.

증권사들은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라고 평가했지만, 외국인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이달에도 단 하루를 빼놓지 않고 내내 팔았다.

관건은 순매도 흐름이 언제 끝나느냐이다. 외국인들이 다시 삼성전자를 담아야 주가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지난 8일 5만 7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7월 말 종가가 8만 3900원인 점을 고려하면 3개월하고도 8일 만에 3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7.54% 내린 것을 감안하더라도 부진한 성적이다.

시가총액은 340조 2776억 원(종가 기준)으로 주저앉았다. 3개월 전(500조 8647억 원)보다 160조 원 넘게 증발했다.

주가 하락을 이끈 주범은 외국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0조 7662억 원 사들였지만, 8월부터 이날까지 15조 8645억 원을 처분했다. 9월에는 하루(9월 2일), 지난달에는 이틀(10월 28·29일)을 빼놓고 내내 주식을 팔았다. 이달도 지속해서 순매도 중이다.

올해 8월 이후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도가 15조 6418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에 대부분 물량이 집중된 셈이다. 8월부터 개인이 16조 3164억 원을 사들인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외국인의 팔자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7월 말 56.46%에서 이날 52%대로 4%포인트(p) 이상 낮아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엔비디아 납품 지연, 기술 경쟁력 우려, 반도체 과잉 생산 등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이 9조 18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충격이 컸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3조 8600억 원에 그쳤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 공세에도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목표가도 대부분 8만 원대에서 9만 원대를 유지했다. 하나증권과 IBK투자증권은 9만 5000원을, 다올투자증권은 9만 3000원을 제시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이미 다운턴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머무르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미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을 반영한 이후 주가는 반등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는 국면"이라며 "D램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는 서버 수요의 회복과 함께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반도체 부진이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안 해서 생긴 문제라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면서도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1등 DNA를 가지고 있으며, SSD 등 낸드(NAND)에서 그와 같은 경쟁력은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체질 개선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Foundry)에서 경쟁력이 복원된다면 실적과 주가 모두 레벨업(Level Up)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