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줄 설까"…트럼프 귀환에 '수혜주 찾기' 들썩[트럼프 시대]
전문가들 입 모아 "조선·방산·건설"…투자자들 몰리며 수혜주만 상승
당분간 극단적 '트럼프 트레이드'…"중장기 전략은 실제 정책 살펴야"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증시 전반이 부진했던 전날, 조선 업종은 불기둥을 쏘아 올렸다.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며 '조선 협력'을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소식에 국내 증시는 극단적인 '트럼프 트레이딩' 장세로 들썩이고 있다. 취임은 내년 1월 중순이지만 벌써부터 트럼프 정부의 수혜가 어디 먼저 미칠지, 어디에 '투자 줄'을 대야 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 중공업 지수는 전날 하루 만에 5.51% 오르며 코스피 시장 내 지수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성종목에는 HD한국조선해양(009540), 삼성중공업(010140), HD현대중공업(329180), HD현대미포조선(010620), 한화오션(042660) 등 조선주가 포진해 있다.
조선주는 개별 종목에서도 상승률 1위를 싹쓸이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한화오션이 전일 대비 21.76% 올랐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현대힘스가 30.00% 상승해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피가 0.52% 오르고, 코스닥은 1.32%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주항공주도 급등했다. 위성통신 기술 기업인 제노코(361390), 위성통신 단말기 및 시스템 개발 업체인 AP위성(211270)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화시스템(272210)(9.79%),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4.52%),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1.82%) 등 방산주도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수혜 산업을 골라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iM증권 리서치센터는 △방산 △조선 △화학 △건설을 수혜 섹터로 꼽았다. 삼정KPMG는 트럼프 2기가 조선, 건설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원전, 자율주행, 바이오·헬스케어 등 업종을 추천했다.
방산주는 트럼프 당선인이 전 세계 경찰국 대신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될 가능성이 큰 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방위비 인상으로 타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방산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조선주는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승인 재개로 인한 훈풍과 중국 조선업 견제 심화에 따른 국내 기업 반사이익 기대에 수혜주로 꼽혀왔다. 우크라이나 재건에서 기회를 얻을 건설주, 전통에너지 선호에 친(親)원전 성향인 트럼프 정부 기조에 따른 원전주, 중국 기업 배제 반사이익에 따른 바이오주 수혜도 기대됐다.
다만 수혜주 급등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게 증권가 판단이다. 당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대감으로 급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제 정책 흐름에 따라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노출된 '뉴스'를 장기간 나눠서 반영하는 경우는 없다"며 "수혜주로 여겨지는 것은 단기에 가격 반영을 하고, 정말 펀더멘탈이 좋아질 업종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업황 트렌드인 AI 산업 중 트럼프의 규제 완화로 날개를 달 업종에 주목한다"고 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부임 전까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운 바이오, 조선, 방산, 기계 관련 종목이나 밸류업 같은 국내 고유 이슈로 움직이는 섹터가 선전할 것"이라며 "트럼프 2.0 시대 수혜주 여부는 대중국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유무에 따라 결정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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