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마음은 못 산 백종원 '더본코리아'…크래프톤·쏘카의 악몽
더본코리아 우리사주 청약 대규모 실권주 발생
청약 미달 크래프톤·쏘카…"예견된 참패"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더본코리아(475560)가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연달아 흥행했지만 '우리사주 청약'에선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반대 분위기 속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우리사주 청약 결과 청약률은 35.4%(경쟁률 0.35대 1)에 그쳤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 중 20%인 60만 주인데, 이 중 21만 2266주만 청약됐다. 청약 미달 물량(38만 7734주)은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에게 각각 23만 7734주, 15만 주가 배정됐다.
우리사주란 근로자들에게 자사주를 취득하게 하는 제도다. 직원들은 주식 매수 우선권을 부여받을 수 있고 회사는 직원의 주주 의식을 제고해 근로 의욕을 고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사주로 사들인 주식은 보호예수가 걸려 있어 주식을 매도하려면 1년간 기다려야 한다. 임직원들은 회사의 1년 이후 성장성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청약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사주조합 청약 결과는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 일반투자자 청약 결과와 상반된 모습이다. 시장은 열광했지만 정작 직원들이 외면하면서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734.67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2만 3000원~2만 8000원) 상단을 초과한 3만 4000원으로 결정됐다.
이어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도 경쟁률 772.8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11조 8238억 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앞선 청약 결과가 달리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저조한 결과가 나오자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저조한 우리사주 청약률은 누구보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이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뜻으로, 회사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
더본코리아처럼 우리사주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한 기업들은 대부분 상장 이후 주가가 흘러내렸다. 크래프톤(259960)(2021년 8월 10일 상장)과 쏘카(403550)(2022년 8월 22일 상장)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크래프톤의 우리사주조합은 우선 배정된 173만 846주 중 35만 1525주만 청약에 참여했다. 31.3%에 불과한 청약률 기록이다.
크래프톤은 공모가 49만 8000원으로 상장했는데 보호예수가 해제된 시점 주가는 25만 300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공모가 대비 49.2%가량 낮은 수준이다.
쏘카도 우리사주조합 전체 배정 물량 중 39.9%만 소진됐다. 우리사주조합 배정분이 72만 8000주였는데, 실제 청약 물량은 28만 6300주에 그쳤다. 보호예수가 해제된 시점 쏘카 주가는 1만 4150원으로, 공모가(2만 6300원)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더본코리아는 오는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030490)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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