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IB 성과' KB·NH證 3분기 화색…금융사고·충당금 영향권은 '울상'

하나증권도 흑자 전환…신한투자증권, 1300억 금융사고에 순손실
중소형사 PF 충당금에 적자 행진…"IB 딜 참여 따라 실적 상이"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올해 3분기 성적표를 받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4대 금융지주 산하 대형 증권사들은 금융 사고로 역성장한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하곤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지방 금융지주 계열의 중소형 증권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KB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중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의 영업이익·순이익이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KB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 늘어난 2388억 원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005940)은 같은 기간 188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5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하나증권도 3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늘었다. KB증권은 52.8% 증가한 1731억 원을 기록했고 NH투자증권도 35% 늘어난 153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증권은 489억 원에서 51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 3분기 국내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 수수료(브로커리지) 성장은 주춤했지만,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에서 수익을 냈다. KB증권은 WM 부문 운용자산이 60조 원을 넘어섰고, WM수익도 2000억 원을 달성했다. DCM(채권발행시장)·ECM(주권발행시장)에서도 1위를 지키며 IB 수수료로 741억 원을 거뒀다. NH투자증권도 IB 부문에서 전년 대비 131.3% 급증한 1649억 원의 수익을 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은 견조한 본업 상황에도 최근 발생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의 1300억 원 규모 운용 손실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7% 감소한 215억 원을 기록했고 168억 원의 순손실을 거뒀다.

대형사들이 호실적을 거둔 반면 지방 금융지주 계열의 중소형 증권사들은 적자를 기록했다. BNK투자증권과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은 각각 45억 원, 5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도 37억 원, 3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소형사들의 부진은 부동산PF 영향이다. 브로커리지나 대형 IB 매출 비중이 낮은 중소형들은 그간 부동산PF에 집중해 많은 수익을 내왔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증권사도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303억 원, 614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다음 주에는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투자금융지주(071050)와 DB금융투자, JB금융지주(175330)가 실적을 발표한다. 이외 증권사들도 이달 내로 대부분 3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 호조와 IB 딜 증가에 따른 수익 회복으로 증권업종 순이익이 시장 전망을 웃돌 것"이라며 "다만 시장 점유율과 부동산 및 기업금융 업황 회복 국면에서 유관 딜 참여 여부에 따라 이번 분기 증권사별 실적 양상은 상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