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주기적 지정 유예, 면제보단 3년 유예로 검토"

"세부기준 연내 마련해 후년부터 유예…업계 우려 없게 할 것"
회계업계 간담회 개최…주요 정책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 논의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회계·감사 관련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대한 주기적 지정 유예는 지정 면제보다는 3년 유예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계업계 간담회를 열고 주기적 지정 유예에 대해 "기업의 지배구조 자체개선 유도를 통해 근본적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정책의 목표"라며 "회계업계 우려가 없도록 세심하게 평가 기준을 마련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주기적 지정제 도입 당시부터 외부감사인을 이미 독립적으로 선임하는 회사에는 다소 과도한 규제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에 지난 4월 정부는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대한 주기적 지정 완화방침을 발표하고,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배구조 평가 및 유예방안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는 회계부정 우려가 없는 회사 중에서 감사위원회의 독립적·전문적 구성 및 효과적 운영, 내부회계관리의 효율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세부 기준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2025년 중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 및 유예대상 결정 후 2026년부터 유예되도록 한다.

김 위원장은 주기적 지정유예 평가 시 밸류업 우수기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것과 관련해선 "회계업계 우려가 없도록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 시부터 지배구조를 충실히 고려하는 한편 밸류업 우수기업 중에 회계·감사 관련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회계부정 우려가 큰 경우에 대해서는 가점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세부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기업·투자자의 혼란이 최소화되도록 IFRS 18('재무제표 표시와 공시' 회계처리 기준서) 도입 연착륙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석공시 의무화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시행초기에는 계도 중심으로 운영하여 제도 안착에 주력하는 한편, IFRS 18을 계기로 회사·경영진이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성과를 충실히 알리고, 다양한 성과측정치가 개발·활용되는 자본시장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IFRS18 영업손익 분류방식 변경에 따른 기업·투자자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TF를 통해 선제적으로 점검해 왔고, 우리 현실에 맞게 수정 도입할 부분과 제도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 반영할 것"이라며 "특히 산업별·기업특성별 밀착 지원을 위해 4대 회계법인도 TF에 참여토록 하고, 피감회사에 대한 영향점검 및 교육·안내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외 금융위는 금감원, 한국공인회계사회 등과 함께 표준감사시간 및 주기적 지정제에 따른 기업부담 완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표준감사시간과 관련해서는 외부감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표준감사시간 적용 시 차감될 수 있도록 기준을 보완하고, 중견·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부분적용과 적용유예가 연장될 수 있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도 개선할 계획이다. 감사인 및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한 불합리한 제재나 부담을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한편, 회계법인의 내부통제는 국제적 수준에 걸맞게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회계법인들의 감사품질 제고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감사품질 경쟁을 촉진하고 회계법인의 감사품질 제고 노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공인회계사회는 회계개혁이 안착할 수 있도록 기업의 애로사항을 세밀히 파악해 정부에 전달하는 한편, 최근 발생한 공인회계사의 윤리 의식 제고를 위한 자구책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회계업계는 회계법인 간 감사품질 경쟁 활성화, 상장사 감사인 등록여건 구체적 명시, 회계법인 차원의 감사품질 제고 노력 유도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제안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