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성공하려면…"지배구조 개선·참여기업 인센티브 확실해야"
[NIF2024]'밸류업, 왜 필요한가' 전문가 대담
참여율 저조·면피성 공시 지적도…참여 강제 등 제도적 개선 제언
-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기업 참여를 높이기 위한 세제혜택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 김우진 서울대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신장훈 삼정 KPMG 밸류업 지원센터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4 뉴스1 투자포럼'(NIF2024)'에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이준서 한국증권학회장이 사회를 맡았다.
김 교수는 "(밸류업에 성공한) 일본은 밸류업과 기업 회장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 상장기업에서 주가 상승이 회장의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이 밸류업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대표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주주 친화적인 경영이 아닌 지배주주 친화적인 경영을 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질환이 오랜기간 지속된 만큼 밸류업 정책만으로 고치기는 간단치 않다"고 했다.
거버넌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행정법인 공정거래법이 아니라 회사법,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회사법을 통해 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 분할·합병 등을 규율하고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등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배당소득세 전면 개정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까지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본 공시를 한 기업은 20여곳에 그친다. 저조한 참여율과 면피성 밸류업 공시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 선임연구위원도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권고하지만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등은 대주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내용"이라며 "대주주, 지배주주들이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류 대표는 "우리나라는 자본시장을 불신하는 문제가 깔려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안 지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재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도 '면피하고 보자'는 관점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공시 참여를 위해서는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와 함께 참여를 강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 센터장은 "일본은 밸류업 프로그램 개시와 동시에 1년만에 프라임 시장의 절반 가까운 기업이 공시에 참여하고 성과가 극명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가 견인에 중요한 프로그램이고 이를 통해 기업 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는 시장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한 게 큰 성과"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밸류업, 야당은 부스트업을 얘기하며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 인센티브와 함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한 제도 정비, 지배주주를 포함한 기업 내 컨센서스가 이뤄질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선임연구위원 역시 "공시가 많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참여할 인센티브를 확실히 하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제도적으로 일정 부분 강제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밸류업 핵심인 주주환원 강화와 성장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나 연구개발(R&D) 확대에 반대하는 주주는 거의 없다"며 "주주 환원과 성장성은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충분히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주주들에게도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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