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어디까지" 고려아연 125% 폭등…장내매수 '2차전' 기대[종목현미경]

황제주 등극에 시총 13위로 올라서…비등기임원도 자사주 매입
경쟁 과열에 당국 '소비자경보'…거래소 '투자주의종목' 지정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고려아연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전날 '주당 100만원' 황제주에 등극한 고려아연은 이틀 연속 급등해 전 거래일 대비 10.11% 오른 1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4.10.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달만에 125% 오르면서 시총 상위 기업으로 올라서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11만 5000원(10.11%) 오른 125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역대 최고가인 147만원(29.17%)까지 오르면서 상한가 직전까지 올랐다.

공개매수 종료 다음날인 24일에도 고려아연은 상한가를 기록하며 1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2번째다.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선언 전날인 9월12일 종가(55만 6000원)에 비해 125.36% 폭등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1조 5110억 원에서 25조 9412억 원으로 오르며, 시총 순위 37위에서 13위까지 뛰어 올랐다. 25일 장중 한때 시총 30조원을 넘으며 상위 10위권에 들기도 했다.

장내매수 시그널에 '2차전' 기대감

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해 장내매수를 할 거란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자사주 공개매수는 종료됐으나, 아직 구체적인 청약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청약률은 다음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우호지분을 포함한 지분율을 36.49%까지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영풍 연합은 38.47%까지 지분율을 확보했다.

최 회장 측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더라도 양 측의 지분율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장내매수 및 우호지분 확대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공개매수 기간 동안 고려아연의 비등기임원들이 고려아연의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 확인됐다. 영풍 연합의 지분 확보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본부장급 비등기임원 5명은 공개매수 기간인 지난 9월말부터 10월 초까지 총 118주를 사들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양 측이 어떤 방법을 써서든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에 서려고 할 것인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가 모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틀 연속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고려아연 경쟁 과열에 금융당국·거래소·증권사 "주의"

다만 고려아연을 둘러싼 양측의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금융당국과 증권사, 거래소 등도 주의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공개매수 경쟁이 과열되자 지난 8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또 고려아연 공개매수 사안에 대해 △부정거래 △시장질서 교란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 여부를 살피는 한편,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한 회계심사도 착수했다.

한국거래소도 25일 장 마감 후 "고려아연에 대해 오는 28일 1일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니 투자에 주의하기 바란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이 △당일 종가가 15일 전날의 종가보다 75% 이상 상승 △상위 20개 계좌의 매수관여율이 30%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해서다. 거래소는 주가가 일정기간 급등할 경우 투자위험을 사전에 알리기 위해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단계로 시장경보종목을 지정한다.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증권사들도 공개매수 기간동안 고려아연의 증거금률을 100%로 정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증거금이 100%로 설정되면 투자자들은 현금으로만 종목을 매수할 수 있다.

한편 영풍정밀(036560)은 25일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영풍정밀의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하면서 전일 대비 18.8% 하락 마감했다. 전날 상승분까지 고려하면 하루새 변동폭은 44.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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