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확률 커진 트럼프…2차전지株 주주 고민도 커졌다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24% 넘게 급락
"투자자 주의 필요 vs 우려 과도하게 반영"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2차전지(이차전지)주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들어 24.39% 급락했다. 전체 ETF 상품 중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이 밖에도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23.66%)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13.84%)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13.55%) △TIGER 2차전지소재Fn(-13.51%) △BNK 2차전지양극재(-13.30%) △SOL 2차전지소부장Fn(-13.17%) 등 2차전지주를 담은 ETF가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2차전지 관련 정책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에 관련주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9월 초 미 대선 TV토론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나오며 국내 2차전지주는 한 차례 상승 랠리를 펼쳤다. 해리스 후보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친화 정책 기조를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그간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와 관련된 친환경 차량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해 북미 완성차업체(OEM)와 합작 공장 설립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 통과 이후 양극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합산 누적 수주는 2033년까지 153조 원에 이른다.
10월 들어 트럼프 후보 지지율이 상승 흐름을 타면서 2차전지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후보와 반대로 바이든 행정부의 IRA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두 대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이달 2차전지 종목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의 고민도 커졌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포스코홀딩스(005490)를 191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삼성SDI(006400)(1645억 원·순매수 상위 4위) LG화학(051910)(1395억 원·7위) 에코프로비엠(247540)(1237억 원·9위) 등 2차전지 종목들이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증시 전문가는 정책 불확실성 자체가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이유로 보수적인 대응을 권했다.
장정훈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미 현지에 대규모 생산 캐파(규모)를 늘린 한국 2차전지 업체들의 가동률 하락과 함께 손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 업체들이 챙기고 있는 IRA 프리미엄은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반면 대선 결과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에 과하게 반영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트럼프 우세 여론 조사가 늘어나면서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그린산업 관련주 약세가 두드려졌는데 이러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프 후보가 IRA를 무력화한다면 그린산업에 악영향이 있겠지만 선거 전부터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집단반대가 공식화된 바 있어 반대입법은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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