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이례적 '리포트 정정' 사태에 흔들린 한미반도체[종목현미경]

현대차증권 "SK하이닉스 HBM 설계 변경…한미 일시적 매출 감소 예상"
주가 급락하자 이례적 '정정 리포트'…한미 기술력 재확인

한미반도체 3공장 본더팩토리(한미반도체 제공) ⓒ News1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한미반도체(042700) 주가가 고객사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변경 우려로 급락하자 우려를 제기한 증권사가 '정정 리포트'를 내는 이례적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한미반도체 주가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 소식에 7% 뛰었다가 하루 만에 10% 가라앉으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7%→-10%…"매출 감소 우려" 리포트에 롤러코스터 탄 한미반도체

지난 18일 한미반도체는 전거래일 대비 10.4%(1만2100원) 떨어진 10만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7일 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7% 상승 마감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날 한미반도체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한 탓이 컸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8일 한미반도체 주식 약 94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또 기관도 약 11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이 10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가장 큰 하락 원인으로는 한미반도체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꼽힌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한미반도체 최대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설계를 변경하기 때문에 한미반도체의 매출이 단기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 매출 감소 전망과 함께 목표가도 기존 30만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가를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내린 탓에 시장도 이에 반응했다.

이에 더해 SK하이닉스(000660)가 HBM 핵심 적층 장비인 'TC 본더' 공급사를 다변화한다는 소식도 주가 하락 폭을 키웠다. 현재는 한미반도체가 해당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지만, SK하이닉스가 다른 공급사를 추가로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이다.

현대차증권, 이례적 '정정 리포트'…한미 기술력 재확인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현대차증권은 이례적으로 '정정 리포트'를 냈다.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는 언급하지 않은 채 기술 경쟁력에 대한 흔들림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는 HBM4E, HBM4X에서 적용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에 대해 독점적인 공급을 지속할 것"이라며 "H26 하이브리드 본더까지 기술적인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회사의 근본적인 기술경쟁력에 대한 흔들림은 없다"고 못 박았다.

또 목표가를 내린 것은 단순 '괴리율 조정'일뿐, 한미반도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은 아니라는 게 증권사 측 입장이다.

현대차증권에 앞서 지난주 리포트를 낸 상상인증권의 경우, 한미반도체의 목표가를 16만원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이 기존에 제시한 30만원과 다른 증권사들 간 차이도 큰 셈이다. 이에 기존 목표가와 현재가 간 차이를 좁히는 괴리율 조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하이닉스 TC 본더 공급처 늘리나…21일 반등 여부도 주목

이례적 '리포트 정정' 사태가 발생한 만큼, 투자자들은 오는 21일 시장이 관련 우려를 소화하고 한미반도체 주가가 반등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향후에는 SK하이닉스의 TC 본더 공급처 다변화 여부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TC 본더 독점 공급이 어려워질 가능성은 일부 시인하면서도 한미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하고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낸 리포트에서 "TC 본더 경쟁 강도가 일부 상승함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한다"면서도 "고객사들의 HBM 캐파 증설에 따른 추가 TC 본더 수주가 기대되고,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 등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한 미래 먹거리 준비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