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떠난 자리, 서학개미가 채웠다"…증권사 3분기 실적 기대

5개 대형사 3분기 영업익 합계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 전망
해외 주식 수수료로 국내 부진 만회…금리 인하에 채권평가이익도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대형 증권사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해외 주식 수수료가 늘어나면서 국내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수수료) 수익 부진을 만회한 데다, 금리 인하로 채권평가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 기관이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 5곳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조 30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0.7% 늘어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을 주요 자회사로 둔 한국투자금융지주(071050)가 2964억 원으로 영업이익 전망치 1위에 올랐다. 이어 미래에셋증권(006800)(2771억 원), 삼성증권(016360)(2603억 원), 키움증권(039490)(2491억 원), NH투자증권(005940)(2204억 원) 순이다.

올 3분기 국내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반전에 가까운 성적이다. 3분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8조 2000억 원으로 전 분기(20조 9000억 원) 대비 12.9% 줄었다.

대신 해외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이 1405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36.2% 늘면서 국내 거래대금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수료의 대부분은 국내 주식이지만 해외 주식의 높은 수수료율이 상쇄할 수 있다"며 "일례로 국내 거래대금이 20% 줄고 해외 거래대금이 40% 증가 시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2.4% 감소에 그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금리 인하기에 들어선 점도 수익성 방어에 도움을 줬다. 증권사 보유 채권에 대한 평가 이익 발생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올라 처분·상환이익, 평가이익, 채권이자 등으로 구성되는 증권사 채권운용수익이 개선된다. 여기에 금리가 내리며 해외 부동산 펀드의 손상차손 부담도 줄게 됐다.

윤유동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하반기에 IB, 트레이딩 중심으로 실적 개선 중"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해외투자자산 충당금 적립도 연말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대형사 중심으로 성장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은 자본규모에 따라 신청 자격이 주어지고, 부동산PF 규제 역시 자본에 대한 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IB를 통한 상품 공급, 대형사 중심의 해외주식 서비스 등은 고객의 선택을 대형사로 집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