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팔아치운 외국인, 올해 산 삼성전자 한달 만에 다 뱉었다[종목현미경]

외국인 9월 3일~10월 4일 9조 1885억 원 순매도
"8일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투자심리 전환 여부 결정"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좀처럼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며 올해 매수한 주식을 한 달 만에 도로 뱉어내면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1.14%) 하락한 6만 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19거래일 동안 연일 매도 행진을 이어오면서 9조 1885억 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8개월여간 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을 단 한 달 만에 모두 팔아치운 셈이다.

앞서 외국인은 올해 초(1월 2일)부터 지난 9월 2일까지 총 8조 8158억 원 순매수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상승 랠리에 힘입어 동반 상승하며 17만 원선을 회복했다.

2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블랙웰(차세대 인공지능 전용칩) 수요가 미쳤다"고 발언하면서 주가는 2거래일(2일, 3일) 동안 5.85달러(5.00%) 상승했다.

이에 전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5000원(2.96%) 상승한 17만 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한 달여간 9조 원 넘게 팔 동안 SK하이닉스는 307억 원 사들이면서 주가 하방을 지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유악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시장 진입과 SK하이닉스의 HBM3E 과잉 투자가 자칫 HBM 시장의 공급 과잉과 제품 가격 하락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왔다"면서도 "현재는 해당 우려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판단했다.

한동희 SK증권(001510) 연구원은 "낮은 기저의 전통 세트 부진이 메모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판단한다"며 "사이클이 둔화한 후 재반등할 것으로 예상돼 높아지고 있는 메모리 업계의 이익 체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오는 8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잠정실적 결과가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피크아웃 우려는 완화된 상황이지만 아직 레거시 반도체 업체의 실적 의구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가 전반적인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 전환을 결정할 주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증시가 반전의 실마리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증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순매도 흐름이 멈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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