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 최고조에 떠는 코스피…전문가 "유가보다 반도체 주목"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사망
"국제유가,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가 또다시 뛸 것이란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는 중동발 이슈보다 반도체 업황에 반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30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34% 오른 16.96p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43% 상승한 배럴당 68.64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본부를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동 긴장감이 고조된 영향이다. 이후 헤즈볼라가 나스랄라 사망을 공식 확인하면서 두 달여 전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살해됐을 때만큼 전운이 짙어졌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 긴장감이 증시에 곧바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중동발 이슈로 인한 국제유가 민감도가 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중동은 국제유가를 매개로 증시에 영향을 줬는데 (과거보다) 국제유가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은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003470) 리서치센터장도 "돌이켜보면 약 두 달 전 하마스 지도자가 사살됐을 때도 확전이 기정사실화되는 듯했으나 이란이 말려들지 않았고 하마스 지도자 사살 이후 중동 지역 불안을 확인할 수 있는 국제유가는 오히려 빠졌다"며 "그동안 중동 지역 이슈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내성이 생겼다"고 짚었다.
다만 "생각보다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고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단 기대로 최근 두 달간 미국 증시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했는데,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맞다"며 "이번주 초 예상을 뛰어넘는 유가 변동성이 나오면 물가지표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는 국제유가 흐름보다는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월요일 장 개시 후 국제유가가 움질일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발 이슈나 인플레이션은 증시에서 후순위로 밀려난 사안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만 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주식시장은 미국이나 중국 경기의 향방, 반도체 업황이 최우선"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선 최근 5거래일(23일~27일) 동안 9346억 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삼성전자(005930)에 대해선 1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는 등 종목별 차별화 흐름이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지영 연구원은 "여전히 외국인의 반도체주 투자 방향은 레거시보다는 인공지능(AI) 중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며 "10월 초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가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는지 주목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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