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엔 '밸류업 공시' 3배 된다…연내 '종목 물갈이' 관심

거래소, 연말 리밸런싱 검토…'밸류업 공시기업 특례' 유지
27곳 연내 본 공시 예정…'고배 논란' KB금융 편입 주목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한국거래소가 연내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리밸런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밸류업 본 공시 완료 기업에 대한 특례를 한번 언급한 만큼 4분기 공시 기업이 대거 포함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첫 발표에서 지수 편입에 실패한 종목들도, 자격 논란이 일던 기업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예고 공시 기업 중 87% "4분기 본 공시"…특례 대상 몰리며 리밸런싱 '물갈이' 전망

29일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 '기업 밸류업 정보'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밸류업 예고 공시를 낸 기업 31곳 중 연내 본 공시 예정인 기업은 27곳(87.09%)에 달한다. 기업들 10곳 중 9곳이 올해 4분기 본 공시를 계획하고 있다.

기업들이 4분기를 본 공시 발표 기한으로 잡은 건 분명한 목표 설정을 위해서다. 그간 준비를 해왔던 것이 아닌 이상 올해 실적, 내년 예산 등 중요 내용이 연말에야 윤곽이 잡히기 때문이다.

그간 코스피·코스닥을 합쳐 기업 15곳만 본 공시를 발표한 바 있다. 그중 거래소의 5단계 스크리닝을 거쳐 지수에 편입된 기업은 7곳에 불과하다. 본 공시 기업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난 24일 밸류업 지수는 시장 안팎에서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밸류업 참여 기업이 적은 상황에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었단 평가도 나왔다.

이에 거래소는 연말까지 기업의 밸류업 본 공시 추이를 살펴본 뒤, 올해 중 구성 종목을 다시 한번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태영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공시 기업을 중심으로 편입 여부를 한 번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거래소는 내년부터 매년 6월마다 정기 리밸런싱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밸류업 선두주자' KB금융, 특례 업고 성공할까…자격 논란 엔씨소프트도 관심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 종목 수는 '100개'로 유지하겠단 방침을 세우며 당초 지수를 구성했던 기업 다수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분기 밸류업 본 공시를 진행하는 기업이 급증하면 이들을 중심으로 다시 진영이 꾸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부연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상무)는 "궁극적으론 공시 기업 중심으로 종목이 확정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첫 밸류업 지수 종목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기업들이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증권업계에선 강력한 주주환원으로 주목받았던 KB금융지주(105560)와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정작 밸류업 지수 선정에는 제외되자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 바 있다.

KB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26%로 금융 산업군 내 상위 50% 요건에 들지 못해 구성종목에서 빠졌다는 것이 거래소 설명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산업군별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에 들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들이 연내 리밸런싱 전 본 공시를 발표하면 밸류업 특례를 적용받아 지수에 편입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논란이 됐던 엔씨소프트(036570)의 교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4분기 본 공시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기업 중 엔씨소프트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기업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쏠림을 막기 위해 산업군을 나눠 대표 종목을 선정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고점대비 5분의 1토막 난 데다 주주환원에 인색해 비판을 받고 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