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너만 춥구나"…열흘 만에 '겨울론' 뒤집은 반도체주

마이크론 호실적에 반도체 업황 기대감 회복…'18만닉스' 회복

(네이버 증권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문혜원 기자 = 모건스탠리가 국내 반도체 업종의 전망을 혹평하며 목표 주가를 대폭 하향한지 열흘 만에 반도체주 투심이 돌아오고 있다. 마이크론발(發) 반도체 훈풍에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의 주가도 급등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만 5600원(9.44%) 오른 18만 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7월 27일(9.73%)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일간 상승률이다.

이에 힘입어 SK하이닉스 주가(종가 기준)도 지난달 23일(18만 5500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18만닉스'를 회복했다. 이날 삼성전자도 전일 대비 2500원(4.02%) 오른 6만 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한 HBM3E 12단 신제품.(SK하이닉스 제공) ⓒ News1 김재현 기자

'겨울이 온다' 혹평에 14만닉스…10일 만에 18만닉스 회복

앞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는 추석 연휴 중인 지난 15일 모건스탠리의 혹평에 주가가 큰 폭으로 흔들린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무려 54% 낮췄다. 투자의견도 '비율 확대'에서 '비율 축소'로 한 번에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D램 업황이 오는 4분기에 고점을 찍고 오는 2026년까지 공급 과잉 상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고 봤다.

심지어 SK하이닉스가 현재 글로벌 메모리 업체 중 가장 선호도가 낮은 종목이라고 지적하기 까지도 했다.

이에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첫 거래일인 지난 19일 SK하이닉스는 장중 약 7개월 만에 14만 4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 거래일 대비 1만 원(6.14%) 내린 15만 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모건스탠리 빌딩에 로고가 붙어 있다. ⓒ 로이터=뉴스1

SK하이닉스, 2025년 실적 개선에 대한 우려 없어"

하이닉스·삼성전자는 모건스탠리의 과잉공급론을 딛고 향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마이크론이 4분기(6~8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해서다.

마이크론은 이날 2024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77억 5000만 달러(약 10조 2998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76억 4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 또한 1.18달러로 예상치(1.11달러)를 상회했다. 영업이익은 15억 2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의 최대 HBM 공급사인 SK하이닉스는 3분기 약 6조 9000억 원(증권가 컨센서스)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부터는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 공급도 시작돼 다음 분기에도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업계 최대 용량의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최근 주가는 지나치게 반영했다"며 "AI 서버 투자 및 HBM의 성장 속도 둔화를 고려하더라도 SK하이닉스의 2025년 실적 개선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는 빅테크 설비투자 축소와 HBM 공급과잉 우려, 범용 DRAM 수요 부진 등 우려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HBM 공급과잉 신호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범용 DRAM의 수 요 약세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