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일본판 밸류업 지수 성과 보니…갈 길 먼 '코리아 밸류업'

'이미 우수한 기업' 선정한 JPX프라임150과 유사…ROE 중요성 무게
日 특출난 수익률? ETF 흥행? '글쎄'…"인센티브로 기업 참여 선순환"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닮은꼴'로 일본의 밸류업 지수인 JPX프라임150이 거론된다. 지난해 7월 첫발을 뗀 JPX프라임150은 닛케이225는 넘었으나 해외 증시의 주요 지수 상승률은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또한 특출난 흥행을 끌어내진 못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일본 사례보다 한발 더 나아가려면 흥행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시가총액 400위 내 상위 종목 △수익성(2년 연속 미적자) △주주환원(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실시) 내용을 먼저 살핀 뒤 이 중에서 2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위 종목 순으로 100개 종목을 포함했다.

거래소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에 JPX프라임150처럼 '이미' 기업 가치가 우수한 기업을 포함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 JPX프라임150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 중 자기자본수익률(ROE)이 8% 이상이고 자기자본비용(COE)보다 높으며, PBR이 1배를 초과하는 15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주요국 대비 낮은 수익률에 자국 대표지수 닛케이와도 엎치락뒤치락…ETF도 '글쎄'

일본의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 지 1년 2개월이 지난 현 시점, JPX프라임150 지수는 대표 지수 대비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JPX프라임150 지수는 지난해 7월 3일 1000으로 시작해 지난 24일까지 1194.59로 19.46% 올랐다, 같은 기간 닛케이225 평균 상승률(13.19%)을 상회한 것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구간에서는 닛케이225 상승률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JPX프라임150은 15%대 상승률에 그치며 20.63% 오른 닛케이225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수익률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주요 지수와 비교하면 JPX프라임150 지수 수익률이 크게 상회하진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 3일부터 전날까지 미국 나스닥(31.89%)·스탠더드앤푸어스(S&P)500(28.66%), 인도 니프티50(34.34%) 등 글로벌 시장 지수 대비 JPX프라임150는 부족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은 JPX프라임15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유입 흐름을 보면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관련 ETF의 미래를 가늠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10곳가량이 출시 의지를 밝혔다. 출시 절차에 걸리는 기한이 2~3개월을 감안하면 ETF 상품은 연내 시장에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JPX프라임150의 ETF는 상장 초기에는 1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당겼지만 최근 들어서는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현재 일본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두개인데 해당 ETF의 순자산총액(AUM) 순위는 116위와 217위에 불과했다.

코리아 밸류업, 쏠림 막고 초대형주 포함하며 '차별점'…인센티브 완성해 '선순환' 절실

물론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쏠림이 없도록 전체 산업군에서 대표 종목을 고르게 구성했고,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시가총액 초대형주도 포함했다. 시총 상위 1~2위 그룹을 편입하지 않아 기관 관심을 비교적 적게 받았던 JPX프라임150과 달리 코리아 밸류업 지수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일본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결과를 내기 위해선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신민섭 DS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흥행 여부는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의 참여도에 달려있다"며 "더불어 투자자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인센티브와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2024년 세법개정안의 주주환원 촉진세제도 예정대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밸류업 공시 기업 중 직전 3년 평균 대비 주주환원 증가금액에 대해 법인세 5%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투자자 배당 증가금액 등에 저율 분리과세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촉진세제가 시행되면 이번 밸류업 지수 선정 기준에 주주환원의 질이 논의되지 않았단 지적을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지수 흥행 및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면 밸류업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례가 긍정적인 예시로 거론된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는 JPX프라임150 첫 발표 당시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1년간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금 확대와 같은 주주환원을 이어갔다. 이에 주가가 상승하며 이듬해 들어 편입에 성공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