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급락기' 주가로 돌아간 카카오…바닥은 어딜까[종목현미경]

카카오, 52주 신저가 다시 쓴 뒤 반등했으나…사법 리스크 여전
검찰, 김범수 재판서 증거 2270개 제출…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추진해왔던 그룹 쇄신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사진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의 모습. 2024.7.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운 '국민주' 카카오(035720)가 전대미문의 코로나19발(發) 리스크로 급락했던 4년 전 주가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인 카카오는 문어발 확장으로 비판받더니 사법 리스크, 노사 갈등까지 불거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하향하는 추세다.

◇사법 리스크에 노사 갈등까지…'엎친 데 덮친' 카카오

카카오는 지난 9일 장중 3만29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카카오 주가가 3만2000원 선까지 떨어진 것은 2020년 4월 14일(종가 3만1900원)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이후 코스피 반등과 함께 카카오 주가도 반등, 지난 13일 전거래일 대비 0.71%(250원) 오른 3만5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 주가가 3만2000원대까지 하락하도록 부추긴 것은 지난 7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커진 '사법 리스크'다.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정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위원장의 첫 재판은 지난 11일 열렸다. 재판에서 검찰은 이례적으로 많은 양인 2270개의 증거를 제출했다. 김 위원장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증거가 많았던 만큼 카카오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더해 카카오의 노사 갈등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달 29일 사측에 교섭 결렬 공문을 발송하고 사내 게시판에 결렬 선언문을 게시했다. 지난 3일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제기했다.

◇사법 리스크 장기화 시 신사업도 타격…목표주가 줄하향

이처럼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주가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9일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지난 12일 반등했으나, 이는 당시 코스피 반등으로 국내 주요 기업의 주가가 모두 반등한 영향이 컸다.

현재는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카카오 신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아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될 경우, 카카오의 신규 금융사업 및 인공지능(AI) 서비스 출시 등 신사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신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 주가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증권가는 사법 리스크와 불투명한 신사업 등을 반영해 목표 주가를 내리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최근 기존 5만1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목표 주가를 하향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화되는 사법 리스크와 이에 따른 전사 성장 둔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4만2000원으로 17.6% 하향하고, 제한된 성장 모멘텀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홀드(HOLD)'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카카오는 정부 규제와 조사, 소송 대응으로 전 사업부의 성장률이 둔화됐다"며 "새로 제시된 중장기 성장 전략에서도 신사업 혁신성과 구체성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SK증권도 목표 주가를 기존 6만2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내렸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광고, 커머스, 뮤직, 스토리, 인공지능(AI) 사업 모두 하반기에도 경쟁 심화와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편안한 이익 성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단, 기관과 외국인은 카카오 '저가 매수'에 나섰다. 이번주(9일~13일) 기관은 카카오 주식 약 139억원어치를, 외국인은 약 1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