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30% 빠진 화장품株…증권가는 '저평가 매력' 주목

상반기 상승 주도하던 아모레, 35% 하락…LG생건도 29% 내려
중국 회복 더디고 거시경제 직격…업계선 "매력적 밸류에이션"

화장품 매장을 찾은 시민이 색조 화장품을 직접 피부에 바르며 비교하고 있다. 2023.1.2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상반기 주도주로 자리매김했던 화장품 관련 종목들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약 3개월 만에 30% 안팎 급락을 기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화장품주 주가 조정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구간에 접어들었다며 주가 반등 여지가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대장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6일 13만 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31일 기록한 20만 500원과 비교하면 약 3개월 만에 6만 9600원(34.71%)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뷰티 투톱'으로 꼽히는 LG생활건강(051900)은 같은 날 33만 9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5월 23일 48만 원까지 올랐으나 14만 1000원(29.37%) 하락한 것이다.

상반기 화장품주는 일제히 급등했다. 국내 화장품의 미국 중심 수출이 증가하면서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진 영향이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주가가 피크를 찍었던 5월 중하순을 기준으로 두 달 만에 약 30~40% 대폭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종 주도주인 아모레퍼시픽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하며 화장품 업계에 찬물을 뿌렸다. 지난달 6일 발표된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 줄어든 42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96% 밑돌았다. 이에 주가는 이튿날 20%대 급락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한국 화장품 수출이 둔화하리라는 전망도 업계를 짓눌렀다. 화장품 업체들은 그동안 압도적이었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판로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는데, 북미 시장이 위축되면 전략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단 것이다.

이에 증권가는 줄줄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지난 6월 목표가가 24만 원까지 올랐던 아모레퍼시픽은 16만 원까지 하락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 4월 53만 원까지 목표가격이 설정됐지만 지금은 41만 원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다만 최근 이들 종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다. 증권가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을 이유로 매수 타이밍을 재면서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내년 중국 적자 규모를 1150억 원 수준으로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아모레퍼시픽의 기업가치 하단은 7조 6000억 원"이라며 "밸류에이션 바닥을 다진 것으로 판단, 조정 시 중장기 매수 기회로 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에 대해 "중국 사업 노출도가 높은 편이고 전반적인 중국 소비세도 회복되지 않는 상황 속 급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핵심 브랜드인 '후'의 리뉴얼 및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저가 매수하기 좋은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전반적인 K-뷰티의 비(非)중국 수요 확대도 지속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브랜드들의 미국 오프라인 진출이 활발하고 주요 리테일러 바이어들 또한 K 뷰티존을 구성하려는 모습이 감지돼 수출은 우상향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K뷰티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는 순항 중이고, 주가도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