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떠나 '인도'합니다"…인도 펀드 설정액, 올해 들어서만 2배↑

인도 펀드, 올해 들어 1조원 이상 증가…중국선 6700억원 이탈
수익률 22.87% 주요국 1위…모디 정부 3연임에 고속성장 기대

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인도국민당(BJP) 본부로 향하고 있다. 2024.06.0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신흥국 대장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올해 들어 관련 펀드 설정액도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인도의 고속성장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인도 해외주식형 펀드 32개의 설정액은 1조 9243억 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조 910억 원 늘었다.

인도 현지 정책상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가 어려운 탓에 개인 투자자들은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운용되는 인도 관련 펀드 중 순자산액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 TIGER 인도니프티50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6590억 원으로 올해 들어 4463억 원 증가했다. 이 상품은 올해 들어 19.46% 올랐다.

전반적인 수익률도 준수하다. 인도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평균 22.87%를 기록했다.

같이 신흥국으로 묶이는 중국(-3.90%), 브라질(-8.91%) 관련 펀드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북미 펀드 수익률이 16.89%로 집계됐는데 이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인도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사 이익이 인도에 쏠리면서다. 올해 들어 인도 펀드가 2배로 늘어날 때 중국의 주식형 펀드에선 6711억 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부터 통상, 외교, 정책 등에서 중국과의 관련성을 줄이는 중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중 갈등이 깊어진 2018년부터 인도 경제 성장률은 신흥국 주요국 대비 우위를 기록 중이다. 2023년 7.8%, 2024년 추정치 6.8%, 2025년 추정치 6.5%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며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 육성 정책이 힘을 받으리란 기대감이 커졌다. 얼마 전 발표된 2024~2025년 예산안에는 제조업 육성의 기반이 될 인프라 투자에 약 180조 원을 쏟겠단 계획도 담겼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2030년까지 1인당 GDP를 2배로 늘리겠단 목표를 제시하며 4년 만에 2배 성장한 중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인도 정부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정유제품, 비료, 철강, 시멘트, 전기 등 8대 산업을 선정해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성과를 측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밸류에이션과 사회 구조는 인도 투자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주식시장 중 밸류에이션이 가장 높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오래된 리스크 요인으로는 인도 사회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종교에 기반한 계급 등의 관습법과 지역 군주의 큰 영향, 양극화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