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팔고 외국인·기관 사고"…엇갈린 LG엔솔 투자, 누가 웃을까

최근 1개월 개인 4815억원 순매도·외인 및 기관 4809억원 순매수
저가매수 수요 들며 27% 급등…"수요개선 시그널 있어야 추세 상승"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오후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자동차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라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3.18/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국내 이차전지(2차전지) 대장주인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두고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투자 전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개인은 팔고 외국인과 기관은 사는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반대 전략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동안(8월 5일~9월 5일)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4815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주식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은 각각 2777억 원, 203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1위 종목 타이틀과 함께 외국인 및 기관의 순매수 1위 종목 타이틀을 동시에 얻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에 휩싸이며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은 지난 1년 가까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캐즘으로 배터리 업계의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투심이 또 한 번 얼어붙으며 주가가 재차 짓눌렸다.

LG에너지솔션도 지난해 7월 26일 62만 원을 찍은 이후 꾸준히 떨어졌다. 지난달 5일 '검은 월요일'에 31만 1000원까지 하락하며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2년 반 전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인 30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단 한 곳에서도 목표가를 상향하지 않았다. 지난 4월 26일 54만 원으로 목표가를 올린 미래에셋증권 리포트 이후엔 유지 혹은 하향 제시가 잇따랐다. 삼성증권은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낮은 37만 원까지 LG에너지솔루션 목표가를 내리기도 했다.

상당 기간 부진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 중심으로 저가 매수가 시작되며 오름세다. 지난 한 달 동안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8만 8000원(27.33%) 올랐다. 유럽연합(EU)의 2025년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 강화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반도체주가 흔들리며 낙폭 과대 종목으로 수급이 옮겨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LG에너지솔루션 목표가를 기존 43만 원에서 48만 원으로 올리며 "하반기엔 매 분기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며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순차적으로 끝나가고 있어 대형 셀 업체 중 가장 빠른 시점에 판매가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추세 상승을 위해선 수요 개선에 대한 시그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혜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및 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 판매량의 가파른 회복이 아직 보이지 않아 한국 배터리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긴 아직 이르다"며 "판매량 회복 시점이 불투명해 비중 확대에는 유의미한 월별 전기차 판매량 데이터 반등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