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쇼크' 맥 못추는 반도체株…외인, 삼전·SK하닉 8600억 팔았다

외인, 한달간 순매도 1·2위는 삼성전자·SK 하이닉스
"액티브 장세 지속…운송, 소프트웨어, 소비재, 게임 등 추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본의 도쿄 일렉트론 하락에 관한 뉴스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2024.9.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엔비디아 폭락 쇼크'로 국내 대형 반도체주도 고전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거센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헬스케어외에도 운송, 건설, 플랫폼 등을 대안으로 추천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2500원(3.45%) 떨어진 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만9800원까지 밀려 한때 '7만 전자'가 붕괴되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8월 대폭락 당시인 7만 2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1만 3500원(8.02%) 내린 15만 4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 역시 지난달 5일(15만 6100원)보다 더 빠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부터 주가가 우하향해 19만원 선에서 15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간밤 뉴욕 증시 불안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가 거셌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매수하면서 이를 방어했다. 지난 8월 '블랙먼데이' 당시처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181억 원, SK하이닉스를 3428억 원 팔았으나 개인은 각각 7730억 원, 3541억 원 사들였다. 이날 개인이 순매수한 1조 5000억 원 중 3분의2 이상이 두 종목이었던 셈이다.

지난 한 달 사이 코스피 대폭락과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을 거치며 'AI 고점론'과 수익성 우려가 불거지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삼성전자를 2조 8953억 원, SK하이닉스를 1조 2188억 원 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한달간 반도체 ETF도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달간 자금유입 상위권 20종목 중 반도체 관련 ETF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 반도체 나스닥' 1종목 뿐이다. 3개월 동안 4위를 차지했으나 지난 1개월 동안 11위로 내려갔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코스피를 이끌어온 반도체주보다 현재 저평가됐거나 금리 인하 등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을 추천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국내증시 내에서 업종별 주간수익률의 표준편차가 올해부터 높아지고 있다"며 "지수 전체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보다는 업종 선택이나 종목 선택을 통해 알파를 추구하는 액티브 전략이 유효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강 연구원은 "금리나 인플레이션의 하락으로 인한 비용절감이 더 반가울 업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운송(항공), 소프트웨어(인터넷/게임), 필수소비재(음식료), 건설"을 추천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008670) 연구원도 "반도체 수익률 둔화는 글로벌 경기 우려, 미국 주식시장 대형주 집중도 하락이 맞물린 결과로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반도체, 자동차 대안으로 방위산업, 헬스케어가 부상 중"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시점에서는 주목할 테마는 플랫폼, 콘텐츠(웹툰·드라마), 게임"이라며 "2년 연속 상대수익률 마이너스 영역에서 등락 중이고 거래대금과 거래비중이 최저 수준, 펀더멘털 모두 바닥을 지나 회복세라 반등의 조건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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