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FDA 승인에 '코스피 상승률 1위'…목표가 돌파 [종목현미경]

국내 첫 항암제 FDA 승인에 21일부터 50% 상승…9만→14만원대로
"시장 침투와 매출 주목"…유한양행 효과에 제약·바이오주 붐업

유한양행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유한양행(000100)이 이번 주 코스피 종목 중 상승률 1위(우선주 제외)를 기록했다. 국내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50% 급등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번 주(26일~30일) 10만 6600원에서 14만 1000원으로 3만 4400원(32.27%) 상승했다.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우선주를 제외하고 상승률 1위다.

주가 상승은 3세대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미국명 라즈클루즈)이 병용요법으로 FDA 허가를 받은 덕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FDA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의 표적 향암제 리브리반트 정맥주사 제형의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국산 항암제가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유한양행은 FDA 허가 이후 거래인 21일부터 30일까지 종가 기준으로 9만 4000원에서 14만 1000원까지 50.00% 올랐다. 지난 28일에는 하루에만 20.44% 상승했고, 29일엔 장 중 역대 최고가인 14만 5500원을 찍기도 했다.

주가가 급등하며 최근 증권가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를 전부 뛰어넘었다. 대신증권이 목표가를 13만 4000원으로 가장 높게 잡았지만 유한양행은 이마저도 넘어섰다.

신약 허가 이벤트가 소멸했음에도 유한양행 주가는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오름세를 이어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렉라자와 시장 침투와 매출이 될 전망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매출에 중요한 요소로 약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의 등재, 최종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가 있다"며 "약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귀추가 주목되며 타그리소와 점유율 경쟁을 하기 위해선 등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OS 데이터도 중요한데, 초록에 따르면 OS의 HR(Hazard Ratio)는 기존 유럽종양학회의 0.8에서 0.77로 소폭 더 낮아지며 대조군과의 격차가 벌어진 모습을 보여 긍정적"이라며 "임상의 시작일인 2020년 9월과 타그리소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38.6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OS 중간값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돼 향후 결과에 주목한다"고 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도 "내년 상반기 학회 공개가 기대되는 병용요법의 최종 전체 생존 기간 데이터, 팔로마3 임상3상을 통해 확인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의 이점 및 이에 대한 우선심사 승인 허가 이벤트로 여전히 유한양행을 주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유한양행에서 시작된 제약·바이오 붐은 반도체 등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한국 증시 하방을 단단히 지지했다. 한국거래소 KRX300 헬스케어 지수는 이번 주에만 4.16% 오르며 KRX 지수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KRX 헬스케어 역시 3.90% 오르며 그 뒤를 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이끌고 금리가 밀어준다면 관련 종목들 상승장 진입이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상승장의 초입에서는 대외변수의 변화에 따라 흔들림이 심할 수 있다"며 "하방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꾸준하게 가치상승이 예상되는 종목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