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엔비디아발 추락에…주가와 목표가 차이 '2배'로 벌어져
한미반도체, 9.45% 하락한 11만 1200원
SK하이닉스, 주가와 목표가 괴리율 60% 넘어서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을 소화하면서 반도체 성장이 둔화했다는 인식이 퍼진 가운데 국내 반도체주에도 실망감이 스며들었다. 전날 반도체주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한미반도체(042700) 실제 주가와 증권가가 제시한 목표가 차이가 2배로 벌어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미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1600원(9.45%) 하락한 11만 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폭락장'을 겪었던 지난 5일(-11.09%) 이후 최대 일일 하락률 기록이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목표가는 한미반도체 주가보다 85.85% 높은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6개 증권사가 제시한 한미반도체 평균 목표가는 20만 6667원이다.
실제 주가와 3배가량 차이 나는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도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16일 '지금 안 사면 후회'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내고 한미반도체 목표가를 30만 원으로 높여 잡았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결과적으로 기존 데이터센터용 서버(B2B) 시장에서 모바일용 고대역폭메모리(HBM)(B2C)로 시장 개화가 일어나면서 한미반도체의 주력 제품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은 목표가 상향 근거로 △엔비디아가 TSMC에 요구한 블랙웰(Blackwell)에 대한 주문량이 당초 대비 25% 확대 △미국 내 B100·B200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음 △주요 고객사에 독점적 공급 지속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위한 필수 장비로써 모바일용 HBM과 GPU 수요 확대 및 2.5D 빅다이 TC 본더 시장 진입에 따른 시스템 반도체 고객사 확보 등을 제시했다.
종목토론방에선 투자자들의 한숨 섞인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30만 원 간다면서 언제 가요" "30만 원 간다더니 3만 원 가겠네" "이런 국장에 누가 참여하려고 하겠냐" "지금 안 사면 후회라는 말을 믿고 사서 후회로 바뀌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국내 반도체 '투톱'에 대한 목표가 괴리율도 높았다.
전날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 대비 9600원(5.35%) 하락한 16만 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5개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가(27만 3833원)과 비교했을 때 괴리율은 61.36%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전날 3.14% 빠지면서 도리어 '7만전자'에 다가섰다. 지난 2021년 1월 이후 9만전자는커녕 10만전자도 도달하지 못했다. 평균 목표가는 11만 783원으로 49.71% 괴리율을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제시하는 '목표가' 의미에 대해 "주가 변동이 심한 종목은 목표가와 주가 간 괴리가 클 수밖에 없는데 보통 6개월 또는 12개월이라는 기간을 설정하고 그 동안 최대 이 정도까진 갈 수 있겠다는 의미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가와 투자의견 제시 없이 제공하는 보고서는 NR(Not Rated·투자의견 없음)으로 표기하는데 목표가가 있는 보고서는 그만큼 해당 회사에 대해서 정확하게 안다는 의미"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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