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주간거래 중단 지연 '왜'…증권사 "블루오션 비협조 탓"

블루오션 일방 취소 통보 후 "로그 없다"…증권사, 수작업 거래 취소
증권사 공동대응…"수요 큰 주간거래, 블루오션과 조건 협의"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미국주식 주간거래 중단 및 정규장 거래 지연에 대해 블루오션에 이어 국내 증권사 모두 '보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 및 삼성증권 등 증권사들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 및 회사에 접수한 민원에 "보상 책임이 없다"고 답변했다.

역시 미국주식 주간거래 중단에 이어 정규장 거래 지연이 발생한 KB증권은 아직 사실 관계를 조사 중으로, 아직 입장을 밝히진 않은 상태다.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귀책 사유가 현지거래소에 있다는 입장이다. 정규장 거래 지연 역시 거래 복구·재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 만큼 증권사들에는 귀책 사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로그 없다"는 블루오션에…증권사 "일일이 수작업으로 거래 취소하다 지연"

현재 보상 책임이 없다는 국내 증권사들은 정규장 거래 지연 역시 블루오션의 일방적 거래 중단·취소 통보 및 비협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블루오션에서 5일 주간거래를 중단하고 오후 2시45분 이후 체결 거래를 롤백한다고 통지했다"며 "이후 증권사들이 주문 취소 및 복구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블루오션 측이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증권사들은 블루오션 통보 이후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중단하고, 오후 2시45분 이후 거래를 취소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때 블루오션 측은 거래 내역을 요구하는 국내 증권사들에게 '로그(기록)가 없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오후 2시45분 이후 체결이 발생한 개별 투자자의 계좌에 대해 일일이 취소 거래를 선별하고 증거금을 계산한 뒤, 현지 브로커 및 거래소의 확인을 거쳐 주문접수를 재개했다.

증권사 측은 거래 취소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면서 미국 정규장 개장 시간인 오후 10시 30분까지 마무리되지 못한 계좌에서 정규장 거래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블루오션 홈페이지 갈무리)/뉴스1

◇'유일한 주간거래 제공 ATS' 블루오션, 일방적 취소 통보 후 보상책임 없다 '배짱'

블루오션 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금융산업규제국(FINRA)에 이번 사태를 보고했지만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며 보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블루오션은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측에 현지 ATS 관련 법령에 따라 보상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

블루오션이 이같은 '배짱'을 부리는 이유는 SEC와 FINRA로부터 '오버나잇(Overnight) 세션' 지원 기능을 승인받고 아시아권에 주간거래를 제공하는 유일한 대체거래소(ATS)기 때문이다.

블루오션은 삼성증권과의 독점 계약이 종료된 지난해 국내 증권사 19곳 모두와 제휴를 맺고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루오션 측은 주문량 중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는 만큼, 국내 증권사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바란다는 입장이다. 최근 증권사 실무자들은 금투협에서 주간거래 재개 및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블루오션에 공동으로 요구할 재발 방지 요건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계속 늘고 있고 미국과의 시차, 장외시장 대응 등 주간거래에 대한 수요가 작지 않은 만큼 주간거래 재개를 위한 조건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