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폭락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는데…韓 증시 회복률은 아직도 70%

코스피, 폭락장 하락폭의 69.3% 회복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내수 회복 전제 성장해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글로벌 증시가 8월 초 폭락장을 거친 뒤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가별로 회복력 차이가 두드러졌다. 특히 미국 증시는 폭락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지만 국내 증시 회복률은 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87포인트(p)(0.85%) 내린 2674.36p에 거래를 마쳤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2거래일 동안 이어진 폭락장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일 종가 기준 2777.68p였던 코스피 지수는 2거래일간(2~5일) 12.10% 급락했다. 이후 일부 되돌림이 나타나면서 지수는 폭락장 하락폭(336.13p)의 69.3% 회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86p(1.13%) 내린 777.47p로 장을 마감했다. 폭락장 하락폭(122.24p)의 70.5% 회복률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점이다. 미국 증시는 폭락장 이후 연이어 상승세를 타면서 하락분 대부분을 회복했다.

16일(현지시간)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554.25p, 다우 지수는 4만 659.76p, 나스닥 지수는 1만 7631.72p를 기록했다. 폭락장이 시작되기 직전 수준까지 대부분 회복한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S&P 500 지수는 5522.30p, 다우 지수는 4만 842.79p, 나스닥 지수는 1만 7599.40p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주(12~16일) 미국 증시에 대해 "올해 들어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 공포에서 완벽하게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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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취약한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결국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서 "우리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과 더딘 회복 속도에 대해 아쉬워하는 평가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더욱 단단하고 회복력을 갖춘 증시로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내실화를 통한 상장기업과 증시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내수 부진 등 한국 경제 취약점이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7월 기준 우리나라 수출은 10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오고 있는 반면 내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올해 2분기 기준 9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를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시장 회복이 시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경제의 취약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더딘 시장 반응을 초래하는 이유"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경제의 상대적인 취약점은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반면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내수경기로 나뉜 '차별적인 성장구조'가 핵심"이라며 "내수 회복이 전제되지 못한 차별화된 성장은 외부 충격에 더욱 취약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커 미국의 경기 논쟁에 대해 더욱 주의 깊은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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