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사업재편 정정신고서 제출…금감원 요청 2주만

"기준시가 적용 산정 공정하고 타당…경쟁력 향상으로 밸류업"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 모습. 2022.9.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두산그룹이 금융당국 정정 요청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관련 증권신고서를 수정해 제출했다. 다만 논란의 중심에 있던 합병 비율은 원안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두산(000150)과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두산로보틱스(454910)는 6일 합병, 주식의포괄적 교환·이전 등 증권신고서에 관한 기재정정 공시를 제출했다.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이 정정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241560)의 1대 0.63 합병 비율은 원안대로 유지된다. 앞서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 산하로 보내며 교환 비율을 현재 시장 가격으로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두산 측은 기준 시가를 적용해 가치 평가를 한 것과 관련해 "시가란 다수 시장참여자에 의해 주식시장에서 거래돼 기대하는 미래 현금 흐름이나 기대 배당 수익 등에 따라 형성되므로 기준시가를 적용해 상장사 수익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공정하고 타당하다"고 밝혔다.

합병비율은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라 산정된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인 합병법인의 합병가액 산정방법과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부합한다는 것이 두산그룹 입장이다. 법으로 규정된 방식에 따라 합병비율을 정했기에 당국도 합병 비율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

두산 측은 두산로보틱스 정정신고서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현금 확보 및 추가 차입여력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분할합병 과정에서 투자사업 부문에 속한 차입금 이관(7000억 원) 및 중간지주회사로서 보유하던 두산큐벡스 등 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5000억 원)으로 약 1조 2000억 원의 순차입금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기계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이고,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유럽 시장에서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니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과 통합한다면 북미·유럽 시장에서 고객에 대한 접점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두산 측은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과 포괄적주식교환을 통해 지분율 100%를 취득하고자 하는 이유는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밸류업을 이루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두 회사가 하나의 회사가 아니면 주주간 이해관계에 따라 시너지 창출이 제한적이고 향후 내부거래에 대한 주주간 이해 충돌 등 문제가 불가피하다"고 합병 필요성을 설명했다.

곧바로 합병을 실시하지 않고 주식교환이라는 방식을 거치는 것에 대해서는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양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로서 조직·사업상의 복잡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일시에 통합하기보다는 주식교환을 통하여 실질적·경제적 결합을 이룬 뒤에 합병을 통하여 형식적 결합까지 완료하는 단계적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조직·사업 안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