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따따블 커녕" 냉기 도는 하반기 IPO 시장…중소형株 일색 8월은?
첫날 공모가 하회…연중 처음 밴드 하단 확정도
"과열랠리 정상화 과정"…이번주 4개 일반청약 결과 관심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기업공개(IPO)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지난 7월 등판한 새내기주들이 공모 첫날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이달 들어선 밴드 하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기업까지 나오면서다. 미국발(發) 경제 침체 우려에 최근 투자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중·소형주 위주의 이달 IPO 시장이 흥행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10곳이다. 전진건설로봇 한 곳만 코스피 시장, 뱅크웨어글로벌·유라클·넥스트바이오메디컬·아이언디바이스·케이쓰리아이·티디에스팜·이엔셀·엠93·아이스크림미디어 등 9곳은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아이스크림미디어가 4180억~5252억 원으로 가장 크고 전진건설로봇(2120억~2412억 원) 넥스트바이오메디컬(1922억~2322억 원) 순이다. 이외 상장 예정 회사들은 500억 원대에서 1000억 원 후반 정도로, 이달 IPO 시장에는 '대어급' 없이 중소형사로 채워질 예정이다.
다만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며 흥행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이노스페이스(462350)(-47.5%), 에스오에스랩(464080)(-43.0%), 에이치브이엠(295310)(-38.3%) 등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개중 상승 폭이 컸던 종목은 산일전기(062040)(43.43%) 정도였다. '따블' '따따블' 등 공모가 대비 2배, 4배 상승하는 종목은 자취를 감췄다.
올해 상장 기업 중 처음으로 희망범위 하단에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도 나타났다. 이달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코어뱅킹 솔루션 기업 '뱅크웨어글로벌'은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인 1만 6000원에 확정했다. 앞서 기관 투자자들이 적자 기업에도 희망밴드 상단 초과에 베팅해 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쟁률도 뚝 떨어졌다. 앞서 뱅크웨어글로벌과 규모가 비슷한 타 기업들의 기업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 안팎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뱅크웨어글로벌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55.74대 1에 그쳤다.
유일하게 코스피 상장 예정인 전진건설로봇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공모 주식 전량이 구주 매출(신주 발행 없이 기존 주식 매각)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으면 공모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 호주머니로 들어가 통상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다만 전진건설로봇은 구주매출의 50%가 자사주로 신주모집처럼 회사로 돈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여기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3년간 50% 이상 배당 정책을 유지하겠단 계획도 밝혔다.
하반기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차츰 낮아지는 가운데 이번 주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기업 4곳(전진건설로봇·케이쓰리아이·넥스트바이오메디컬·유라클) 청약 결과에 따라 시장 방향성을 더 확실히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그간 과열된 IPO 시장 거품이 꺼져가는 과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일 평균 상승률 수준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공모가 기준으로 상장일 큰 폭의 단기 차익을 노리기는 어려워졌고, 과열된 상단 초과 랠리가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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