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닉스·13만전자' 외쳤는데 오히려 급락…개미들 어쩌나[검은 금요일]②

하이닉스 10%·삼전 4% 하락에도 증권가 목표주가는 줄상향

미국 경기침체 우려 및 기술주 하락 여파에 코스피가 2달 만에 2700선이 무너진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2024.8.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코스피가 3.65%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79조 원 증발했다. 미국 증시 급락 영향으로 반도체주를 비롯한 대부분 종목이 급락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여왔다. 증권사 보고서를 믿고 투자한 개인 입장에서는 주가 하락이 야속할 수밖에 없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2만 100원(10.4%) 급락한 17만 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닉스가 하루만에 10% 이상 빠진 것은 지난 2011년 8월18일(12.24%) 이후 13년 만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3500원(4.21%) 내린 7만 9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에 비해 낙폭은 적었지만 '8만 전자'가 깨졌다.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1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24만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2주 만에 상승폭 30% 이상을 반납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AI주 '고점론' 등 회의가 나오면서 같은달 25일에는 20만원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9일 8만 7800원의 고점을 기록했으나, 뉴욕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며 등락을 거듭하며 내림세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2분기 호실적과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유로 '실적 장세'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 미래에셋증권(006800)(24만 원→26만 원), 다올투자증권(030210)(29만 5000원→31만 원), 유진투자증권(001200)(22만 원→24만 원등은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SK증권(001510)은 지난 29일 SK하이닉스의 낙폭이 과대하다며 '34만 원'까지 올린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컨퍼런스콜 이후 나온 31곳의 증권사 리포트 중 목표주가를 내린 곳은 2곳 뿐이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25일 컨퍼런스콜 이후 메모리반도체 수익성이 개선될 거라며 목표가를 올렸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13만 원으로 8.3% 상향 제시하며, 최선호주으로 꼽았다. 이외에 교보증권(030610)(9만 5000원→11만 원), 신영증권(001720)(10만원→10만 5000원) 등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고, 1곳을 제외하고는 다수가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7%대 급락세를 보이는 SK하이닉스 호가창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도 장초반 하락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중 7.19% 하락하며 18만 원선이 깨졌다. 2024.8.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에 대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개별 종목 목표가는 실적 전망치를 기반으로 한다"며 "반면 주가는 향후 실적 뿐만 아니라 증가율과 같은 모멘텀에 민감하고, 이익 증가율 둔화 우려도 주가에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주 하락에 대해서는 "이미 발표된 실적의 서프라이즈는 이미 기존 주가 상승에 반영됐고 이익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었다"며 "이익 피크 아웃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음 분기 실적 역시 서프라이즈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가 하락으로 반도체주를 적극 매수해온 투자자들은 절망에 빠졌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7월 한달 동안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인 만큼, 개미들의 절규가 더 크다.

온라인 상에는 "시총 2위 기업이 10% 빠지는 것이 맞냐" "전쟁난 거냐" "이미 너무 많이 올라서 빠지는 거다" "올라갈 때는 찔끔찔끔 내려올 땐 한 방에 무섭다" 등 반응이 올라왔다.

리포트 목표주가와 현실 간 괴리율이 큰 만큼 개인들의 의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자는 "모든 애널리스트가 10만 전자를 외쳤지만 주가를 폭락했던 2021년이 생각난다"고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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