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 '외인'까지 떠난 반도체주…실적으로 반등 가능할까

보름간 외국인 SK하이닉스 2조 순매도…빅테크주 조정 영향
"실적발표 따라 강한 반등 가능" vs "금융·소비재 관심 가져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대형 반도체주의 호실적에도 해외발 악재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주 국내외 대형 빅테크주의 실적 발표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6700원(3.43%) 하락한 18만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4만 원까지 올랐던 하이닉스는 19만 원 선을 다시 내줬다.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사업에서 엔비디아가 아닌 구글의 AI칩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200원(0.25%) 내린 8만 1000원으로 방어에 성공했다. 그러나 장중에 8만원까지 떨어져 '8만 전자'마저 깨질 위험도 있었다.

이날 대형반도체주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이끌었다. 이들은 이날 하루에만 SK하이닉스를 1029억 원어치 팔았으며, 삼성전자는 252억 원 순매도했다.

특히 SK하이닉스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지난 12~30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 9995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다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6672억 원 파는 데 그쳤다.

이는 뉴욕 증시에서 상승랠리를 펼친 '인공지능 반도체주'에 대한 조정이 이어지면서, 국내 대형 반도체주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나스닥은 간밤에도 2.6% 하락하며 3주 연속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주 알파벳이 호실적을 보였음에도 수익화에 대한 우려로 회의론이 번지면서 주가 조정이 이어졌다. 특히 ASML을 비롯해 NXP반도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역시 우려를 키웠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반도체주 조정에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예정돼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단기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빅테크 실적과 전망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 강한 반등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가 크게 흔들렸지만 GPU와 메모리의 업황 사이클은 아직 견고하다"며 "최근 주가가 급락한 이들 종목군들의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불확실성과 주가 변동성이 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FOMC가 진행되는 크리티컬한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반도체주가 정점에 와 있는 만큼 관심을 분산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올해 여름에 정점을 찍고 주도권은 주변 종목들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남은 하반기도 금융, 소비재 등 개별주 랠리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train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