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모처럼 웃은 일학개미들…슈퍼 엔저 끝나나

일본 주식 매수·매도도 증가…31일 BOJ 결정에 촉각

28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거리에 있는 엔달러 환율 전광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엔화는 달러 당 161을 넘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4.06.28 ⓒ 로이터=뉴스1 ⓒ News1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미국 정치 불확실성에 코스피가 휘청이는 동안 일학개미들의 투자는 활발하게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반등이 당분간 이어진다면 이같은 현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외환중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29일) 종가 기준 엔화는 100엔 당 901.70원을 기록했다. 지난 26일엔 약 3개월 만에 처음으로 900원 선으로 올라섰고 장중 910원을 찍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엔화 약세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엔화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ACE일본 TOPIX레버리지(H)가 4.79% 수익률을 내며 수익률 2위를 차지했다. 지난 1개월간 수익률 상위 20위 안 상품에 일본 관련 ETF가 하나도 없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외에도 엔화 관련 ETF인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도 전 거래일 0.79% 오르며 반등했다.

한국 증시가 불안정성을 보이고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지난 1개월간 일학 개미들의 투자건수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건수는 지난달 1만 6907건보다 늘어난 1만 9613건이었다. 매도건수도 1만 1179건에서 1만 2193건으로 늘었다.

매수금액은 2억 1900만 달러에서 3억 3400만 달러로, 매도금액도 2억 5000만달러에서 3억 7800만 달러로 늘었다. 매도금액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4년 6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서도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엔화 예금은 6000만 달러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이를 엔화 약세의 강세전환 기대 등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나고 글로벌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또 일본 중앙은행(BOJ)은 31일까지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정하는데, 향후 엔화 흐름도 결정될 예정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연고점 대비 달러-엔 환율은 4.9% 하락 중"이라며 "엔화의 가파른 강세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 기대보다 큰 규모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발표된다면 엔화 강세 심리를 강화시킬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엔저 문제가 상당 폭 해소되는 흐름에 BOJ가 기준금리 상단을 0.1%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으로 예상 범위 내에서 비둘기파적 기조가 유지돼 엔달러 환율은 하락 폭을 일부 되돌리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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