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으로만 13조 '돈방석' 앉은 외국인…밸류업 타고 평가액 高高

4대지주, 평균 외국인 지분율 62.50% 달해…KB금융 76.28%로 최다
은행주 급등에 외국인 지분 평가액도 수조원대 급증…배당 수혜도 집중 전망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핵심 수혜 업종인 금융주 지분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주당 외국인 지분평가액이 많게는 10조 원 이상 불어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4대 상장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평균 외국인 지분율은 62.50%로 연초(61.37%) 대비 1.13%포인트(p) 상승했다.

지주별로는 KB금융지주(105560)이 3.05%p 확대된 76.28%를 기록해 외국인 최다 비중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도 이 기간 외국인 비중이 43.75%까지 3.95% 늘었다. 신한금융지주회사(055550)과 하나금융지주(086790)는 각각 1.78%p, 0.69%p 줄어든 60.49%, 69.47%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대 지주 전부 외국인 비중이 확대됐다. 우리금융이 4.92%p 늘어 1년 간 외국인 지분 증가 폭이 가장 가팔랐다. 그 뒤로는 KB금융(3.95%p), 신한금융(1.5%p), 하나금융(1.34%p) 순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지주에 대한 비중을 늘린 이유 중 하나로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이 거론된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가치 제고로 저평가된 한국 증시를 끌어올리겠단 목표로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보다 낮은 '저평가 기업'으로 관심이 집중됐는데, 금융지주사 대부분이 PBR이 1 미만이라 특히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주주환원 확대를 골자로 한 밸류업 논의가 구체화하며 투자 유인도 커졌다. 그간 국내 금융사들은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투자자 선호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주환원 실행 계획을 속속 발표하며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해왔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KB금융은 67.84% 뛰었고 △신한금융 51.18% △하나금융 45.16% △우리금융 25.62%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 지분평가액도 급증했다.

연초 14조 2535억 원이었던 KB금융 외국인 지분 평가액은 현재 27조 9489억 원까지 늘었다. 연초와 비교해 13조 6954억 원 급증한 것이다.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 평가액은 7조 8370억 원 늘어난 18조 7039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 평가액은 각각 4조 3252억 원, 2조 462억 원 증가해 12조 7955억 원, 5조 3060억 원까지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분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추후 배당으로 인한 수혜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가 결산 배당으로 지급한 액수는 1조 7906억 원으로 이 중 60% 이상이 외국인 몫으로 추정된다. 주주환원 확대로 배당금이 늘면 액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