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나비효과…커머스·도서株 웃고 PG·여행사 '와르르'
일주일째 지속되는 티메프 사태…관련주 '희비교차'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큐텐 계열사 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 정산지연 사태(티메프 사태)의 여파가 국내 증시에도 몰아쳤다.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해 큰 피해가 예상되는 여행사 및 결제대금 환불 우려 이슈를 겪고 있는 전자지급결제(PG)사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반면 반사이익 수혜가 기대되는 커머스·도서 관련 종목은 주가가 올랐다.
이번 사태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 22일부터다. 이날 티몬은 판매자(셀러) 들에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나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미 이달 초부터 같은 계열사인 위메프의 정산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던 셀러들이 이에 곧바로 판매를 중단하거나 고객들의 주문을 취소하면서 사태가 심화됐다.
◇'여름 성수기' 판매 늘린 여행사 주가 급락…노랑풍선·모두투어 52주 최저가
이번 사태에서 성수기 여름 휴가철을 맞아 패키지·비행기 티켓을 다량 판매한 여행사들의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출렁였다.
특히 일부 여행사들의 경우, 티몬과 위메프에서 비행기표나 패키지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일방적으로 티켓 취소를 통보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컸다.
또 국내 여행업계의 피해액이 1000억 원에 달하고, 일부 여행사는 부도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라시'(정보지)발 소문까지 돌면서 투심이 악화됐다.
이에 지난 한 주 간(19일 종가 대비 26일 종가 기준)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노랑풍선(104620)(-6.90%) △모두투어(080160)(-7.40%) △참좋은여행(094850)(-6.90%) △하나투어(039130)(-5.44%) △롯데관광개발(032350)(-1.72%) 등 여행업종은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지난 25일 노랑풍선과 모두투어는 52주 신저가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미수금 걱정"…향후 피해 우려되는 야놀자 관련주·PG사 주가도 '털썩'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향후 피해가 우려되는 종목들도 주가가 하락했다.
큐텐에 '인터파크커머스'(인터파크 쇼핑·도서 부문)를 매각한 야놀자도 주식 매각 미수금이 1700억 원에 달한다는 소식에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앞서 큐텐은 야놀자는 지난해 4월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을 1871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그러나 이 중 90%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야놀자에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분 70%를 매각하고 30% 잔여 지분을 보유 중인 그래디언트(구 인터파크)는 이번주 들어 주가가 6.08% 하락했다. 야놀자에 200억 원을 투자한 아주IB투자(027360), 160억 원을 투자한 SBI인베스트먼트(019550)의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21.72%, 16.67% 빠졌다.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야놀자는 26일 "티몬·위메프로부터 정산받지 못한 금액이 일부 있으나 재무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시장 우려 진화에 나섰다.
PG업계도 상황에 따라 대규모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KG이니시스(035600)는 2.30% 하락해 52주 신저가(1만 80원)에 근접한 1만 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NHN KCP(060250)는 지난 25일 연중 최저가인 8740원까지 떨어졌다.
이들의 약세는 금융감독원이 이번 정산지연 사태에서 카드·PG사가 먼저 소비자에게 환불해주고 구상권을 청구하라고 권고한 영향으로 보인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가 구매자들에게 직접 계좌이체를 통해 환불을 진행 중이지만 환불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PG사들이 직접 소비자 환불에 대응하게 될 경우, 자본잠식 상태인 티몬·위메프로부터 자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용자 이탈 불가피"…반사이익 수혜 네이버 등 커머스 주가 '반짝'
반면 이번 사태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은 주가가 올랐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큐텐의 부도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셀러 및 소비자 신뢰를 잃은 이상 이용자 이탈은 불가피하다"며 "연 7조 원 수준의 총거래액(GMV)은 경쟁 오픈마켓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 네이버(035420)의 주가는 한 주 간 1.63% 올랐다. 증권가의 티메프 사태 수혜 전망이 나온 지난 25일에는 하루 만에 3.67% 마감하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 검색사업부를 모태로 출발해 네이버의 검색광고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플레이디(237820)의 주가는 같은 기간 33.33% 상승했다.
또 예스24(016450)는 큐텐의 다른 계열사인 인터파크도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반사이익 기대감에 주가가 42.28% 급등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유통업권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매 시장 내 티몬과 위메프의 합산 점유율은 1.5% 미만으로 실제로 파산한다고 해도 유통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면서도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실적 기대감이 낮은 이마트(139480), 인적분할로 하방 경직성이 높은 GS리테일(007070)을 주목한다"고 분석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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