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서학개미 효과"…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상반기 실적 '선방'

"부동산 PF 악몽 벗어나"…다른 증권사도 실적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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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악몽에서 벗어나며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성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호실적이 기대된다. 밸류업과 미국 빅테크 효과로 거래대금이 늘었고,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주요 딜(Deal)이 이어졌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2496억 원)보다 50.7% 증가한 3761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930억 원으로 8.5% 늘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NH투자증권(005940)은 상반기 영업이익 5457억 원, 당기순이익은 4227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은 16%, 당기순이익은 15% 증가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취임 후 첫 성적으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하나증권 역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607억 원, 당기순이익 131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2%, 339% 성장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008670)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07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줄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수수료와 금융상품 수수료이익이 증가했으나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증권사들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주요 증권사의 에프앤가이드 순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미래에셋증권(006800) 3420억 원 △한국투자금융지주(071050)(한국투자증권) 5707억 원 △삼성증권(016360) 4742억 원 △키움증권(039490) 4478억 원 △대신증권(003540) 1111억 원 등이다.

증권사 실적 반등은 미국 빅테크 열풍에 힘입어 해외 거래가 늘었고, 국내 거래대금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식 결제 대금은 243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거래 대금(190조 8000억 원)과 비교해도 27.7% 성장했다.

여기에 서학개미가 늘면서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외화 증권 보관 금액은 1273억3000만 달러(176조5048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041억9000만 달러)보다 22.2% 증가한 수치다.

IB도 분위기가 좋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업이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총규모는 138조3224억 원이다.

회사채 발행액이 133조24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고, 기업의 주식 발행액도 5조75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조3400억원(85.5%) 늘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3711억원), 에이피알(773억원) 등 대형 기업공개(IPO)와 대규모 유상증자 영향이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되고, 미국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거래대금이 늘어날 수 있다. 부동산PF 우려도 완화돼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008560) 연구원은 "증시 거래대금 상승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 및 IB 부문의 업황 개선 흐름이 기대되는 가운데, 순상품운용손익 및 기타 손익이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