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전공의 파업"…한양학원, 한양증권 주식 166억어치 처분(종합)

한양증권 주가, 10거래일간 36.39% 급등

한양증권 전경(한양증권 제공) ⓒ News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학교재단 한양학원이 165억 6086만 원 규모의 한양증권(001750) 주식 151만 4025주를 매각하기로 했다. 한양대학교와 한양의료원의 재정난이 날로 악화되면서다.

19일 한양학원이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한양증권 보통주 207만 4010주 중 143만 7590주, 우선주 7만 6435주 전량을 처분할 계획이다. 지분 매각 이후 한양학원의 지분율은 16.29%에서 4.99%로 줄어든다.

주당 처분가는 보통주 1만 803원, 우선주 1만 3483원으로 정했다. 이는 직전 4개월(2월 29일~6월 28일) 주가를 평균 낸 금액이다. 총 처분예상가액은 약 165억 6086만 원이다. 다만 최근 주가 상승을 고려하면 매각 시 최종 주당처분가액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양증권 주가는 지분 매각 소식이 들려오자 크게 뛰었다. 지난 5일부터 뜀박질을 시작한 한양증권 주가는 전날까지 10거래일 동안 총 36.39% 급등했다.

한양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16.29%를 보유한 한양학원이며, 백남관광(10.85%), 에이치비디씨 (7.45%)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4.05%)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은 총 40.99%다. 이번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특수관계인을 합친 한양학원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현재 40.99%에서 29.69%(377만 9844주)로 줄어든다.

다만 한양학원을 제외한 특수관계인도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한양학원 지분율은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특수관계인까지 지분 매각에 나서 경영권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한양학원의 지분 일부만 현금화하는 것인지 불명확한 상황이다.

앞서 한양학원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심의·의결하고 이어 교육부에 재가받기 위해 11일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교육부는 신고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허가·신고수리 여부 또는 처리 지연 사유를 한양학원에 통지해야 한다. 결과는 이날 오후 또는 다음 주 초에 나올 예정이다. 교육부의 허가가 나오면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진행된다. 현재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양학원측은 이번 주식 처분 결정과 관련해 "대학의 경우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의료원 또한 기존 병원시설 노후와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최근 수년간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 설상가상 전공의 파업까지 겹쳐 의료원 재정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양학원은 글로벌 팬데믹 이후 지속되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법인 및 산하기관의 재정운영에 커다란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유 수익용토지 등을 처분하는 등 나름대로 법인의 책무인 각급 학교의 재정 지원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이 역시 용이하지 않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수익용 기본재산인 한양증권 주식 일부를 처분해 법인 운영비를 비롯해 각급 학교 전출금과 의료원 지금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양학원은 "처분가액의 절반은 수익용 기본재산(정기예금)으로 대체취득하고 나머지 절반은 법인 운영비(학교 전출금 등)로 사용할 것"이라며 "만약 최종 처분가액의 50%가 예상가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처분대금 중 165억 6000만 원은 수익용 기본 재산으로 우선 취득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양증권은 15일 지분 매각 추진설과 관련해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나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 및 매각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어 "본 건과 관련해 1개월 이내 또는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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