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이 복병?…트럼프 당선되면 삼전 보조금도 '위태'[반도체주 美쇼크]②

트럼프 한마디에 반도체주 급락…삼전·TSMC 보조금 폐지 우려
대선 전까지 변동성 확대될 듯…中 제재에 업황도 '우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전 세계 반도체 투자자들의 시선이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로 향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반도체 업황은 물론 약속했던 보조금까지 뒤집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이 반도체 업계의 최대 복병이 됐다.

지금까지는 '총격 테러'를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정책의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분간 반도체주(株)의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종목들은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고공 행진하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만 하더라도 7%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반도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갈수록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바이든은 물론 트럼프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실제 바이든은 지난 2022년 방한 때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은 데 이어 같은 해 TSMC 애리조나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며 반도체를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트럼프 역시 대통령 시절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했고, 2019년 방한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회동하며 대미 투자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바이든과 트럼프의 정책 방향은 천지 차이다. 바이든이 보조금을 통해 해외 기업의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짓게 하고 동맹을 강화했다면, 트럼프는 보조금과 동맹보다는 미국 기업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반도체 정책 변화가 크게 느껴질 수 있는 이유다.

현재로서는 총격 테러에서 다친 트럼프가 대선 구도서 앞서있다. 만약 트럼프가 바이든을 누르고 미국 대통령이 되면 기존 바이든 행정부 정책이 대거 폐기될 전망이다.

당장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공장 건설에 따른 보조금 운명이 불투명하다. 앞서 삼성전자(005930)는 미국 텍사스 공장 건설에 64억 달러(약 8조8371억 원)를, TSMC는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 66억 달러(약 9조1132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우리에게서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갔다"며 "오히려 아직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도록 지원금을 주고 있다"고 부정적 시선을 내비쳤다.

보조금 폐지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당선 시, 주 정부가 아닌 미국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이 축소 또는폐지될 수 있다"며 "이는 고비용, 인력 확보 문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반도체 제조 설비를 건설하는 이유가 훼손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트럼프 정권이 전통산업에 우호적이며, 공화당 일각에서 빅테크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악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중 제재 강화 역시 부담이다. 중국 때리기는 유권자들에게 인기 있는 의제다. 트럼프는 10%의 보편적 관세 부과에 더해 중국에는 최대 60%까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고관세에 따라 중국 경기가 크게 둔화할 경우, 한국 반도체 수출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 때도 반도체 업황이 크게 악화한 경험이 있다.

송 연구원은 "반도체 중국에 대한 일괄적 고관세 부과 시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당연히 부정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