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주' 카카오 4형제 주가 어디로…사법리스크에 '줄하락'

팬데믹 당시 기술주 선호에 현 주가 4~8배 올라 '국민주' 등극
쪼개기 상장·시세조종 수사 등 여론 악화…"리스크 해소 선행해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1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3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기로에 놓이며 카카오 그룹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다. 한때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 4형제(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 주가 향방은 안갯속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지난 17일 오전 김 위원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352820)의 공개매수 방해를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 위로 올리기 위해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주 주가는 전날 상승 마감했다. 카카오(035720)는 전일 대비 300원(0.73%) 오른 4만 120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게임즈(293490)(1.90%) △카카오뱅크(323410)(1.41%) △카카오페이(377300)(5.00%) 등도 올랐다.

악재에도 주가가 선방한 것은 카카오 그룹주의 주가가 이미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 이들 종목 주가는 올해 들어 전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5만 4300원에서 4만 1200원으로 24.13% 빠졌고,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도 25.34%, 24.39% 내림세였다. 카카오페이는 42.49% 내리며 반토막 수준이 됐다.

국내 대표 IT회사인 카카오와 자회사들은 한때 국내 성장·기술주 대표 주자로 거론됐다. 팬데믹 시기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투자 수요가 대거 유입되며 한때 '국민주'로 급부상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2021년 6월 25일 17만 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같은 해 카카오게임즈 11만 6000원(11월), 카카오뱅크 9만 4400원(8월), 카카오페이 24만 8500원(12월) 등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 주가와 비교하면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8배 수준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쪼개기 상장'으로 여론이 악화하고, 지난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정 의혹으로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비상장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회계 기준 위반으로 제재를 목전에 두면서 그룹 전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연초 8만 원 수준에서 5만 1000원까지 목표가가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1만 5000원), 카카오뱅크(2만 7000원), 카카오페이(3만 원) 등 하향이 이어졌다. 4월 초 2개 증권사가 카카오뱅크 목표가를 소폭 상향한 것을 제외하면 2분기 들어 카카오 그룹주에 대한 '목표가 상향'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주가 회복을 위해선 사법리스크 해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SM 인수 관련 검찰 조사와 모빌리티 회계 조작 관련 금감원 조사 등 사법 리스크로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됐다"며 "재도약을 위한 공격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법 및 규제 리스크 해소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