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도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영업익 20% 증가 전망

5곳 영업익 추정치 1.2조원 추정…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 '톱2'
밸류업 기대감에 美 주식 거래↑…부동산 PF 위기감도 한풀 꺾여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2017.12.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증권가에 2분기 연속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기업 가치) 프로그램이 주식 시장을 끌어올리면서 업황이 개선된 덕이다. 대형사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위기감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 5곳(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 25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 141억 원)와 비교하면 19.43% 늘어난 수치다.

5개 증권사 모두 2분기 2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예상치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2638억 원)로 집계됐다. 그 뒤는 삼성증권(2629억 원)이 근소한 차이로 따랐다. 키움증권(2512억 원), NH투자증권(2477억 원), 미래에셋증권(2328억 원)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 증가 폭으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이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4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키움증권은 36.21%, 삼성증권은 15.37%로 전망됐다. NH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7.08%, 4.22%로 한 자릿수 상승 폭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실적 기저 효과에 업황 개선까지 겹치며 2분기 대형 증권사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손실과 충당금 적립에도, 자본 증가에 따라 높아진 이익 체력과 영업환경 덕분"이라며 "국내외 주식시장 호조에 힘입어 유동성 이탈이 제한적이고, 특히 해외주식 거래 증가가 양호한 브로커리지 손익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밸류업 기대감 속 국내 주식 거래가 유지되고, 인공지능(AI) 붐에 미국 주식 수요도 늘면서 수수료 수익 증가가 기대된다.

지난 2분기 국내 증시에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 90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가량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 해외 주식 결제금액은 685억 달러(94조 6670억 원)에서 1031억 달러(142조 4842억 원)로 1.5배 이상 늘었다.

아울러 WM 부문에서는 고액 자산가 중심의 영업력 강화가 지속되고 있고,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금리 하락과 시장 상승을 근거로 채권 및 주식 평가 손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를 뒤덮었던 부동산 PF 리스크도 대형사 기준으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4분기 증권사들이 이미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고, 1분기 실적에서 충당금 적립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2분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되리라는 해석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충당금 우려가 발생할 수 있으나, 기존 부실 사업장 정상화에 따른 충당금 환입으로 비용 일부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대체투자 역시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추가 평가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투자나 아시아 지역의 시장 회복 등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