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배 뛴 알테오젠 vs '뻥튀기' 논란 파두…기술특례상장 '명과 암'

[기술특례상장, 이대로?]①성장기업 상장의 지름길? 샛길?
올해 코스닥 공모금 절반이 기술특례상장…매년 증가 추세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국내 증시에서 상반기 기업공개(IPO) 열풍이 불며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적자 기업이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고려해 재무요건을 상장할 수 있도록 해준 기술특례 상장기업에만 올해 들어 5000억 원 이상의 공모금이 몰렸다.

그러나 상장 뒤 '반짝 상승' 후 주가가 내리막을 걷는 기업도 적지 않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술특례상장기업에 대한 '공모가 뻥튀기' 논란도 불붙고 있다.

◇투자유치 어려운 기업 자금조달 숨통 틔워준 기술특례상장

기술특례상장은 지난 2005년 3월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다.

현재 영업실적은 미미하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전문평가기관의 일정 등급(A, BBB) 이상의 기술평가를 받거나, 상장주관사 추천으로 상장이 가능케 했다.

성장기업의 기술력이 매출과 이익으로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한 제도로, 이같은 특례 제도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한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이를 통해 상장하는 기업이 연간 5개 미만으로 미미했다. 지난 2017년 성장성 평가, 이익미실현 특례가 추가 도입되고 지난 2018년에는 바이오 외 업종도 기술특례상장제도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에 △2018년 21개사 △2019년 22개사 △2020년 25개사 △2021년 31개사 △2022년 28개사 △2023년 35개사 등 기술특례 상장은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도 7월 기준 이미 19개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을 마친 상태다.

올해 기술특례상장기업의 공모금액은 5437억 원으로 코스닥 전체 공모금액(1조 1708억 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투자 유치가 더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IPO를 통한 자금조달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2017.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기술특례상장으로 적자 기업에서 코스닥 시총 2위 오른 알테오젠

기술특례로 상장된 기업 중 가장 큰 성공 사례는 알테오젠(196170)을 꼽을 수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 2008년 설립돼 기술특례상장으로 지난 201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알테오젠은 바이오 원천 기술인 'ALT-B4'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018년부터 이어진 적자를 끝마치고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지난 5일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공모 당시 시가총액 1451억 원에서 무려 100배 이상 늘어난 14조 8284억 원으로 코스닥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술특례제도는 우리 경제구조에서 성장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를 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성과가 더 크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은 '특례상장 기업의 성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특례상장 제도는 기술성장기업에게 IPO 자금조달의 기회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차별화된 상장요건을 통해서도 상장할만한 기업을 새롭게 발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서울 강남구 파두 본사 모습. 2023.11.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뻥튀기 상장' 논란 파두…유증 자금으로 고위험 투자한 헬릭스미스

다만 일반 상장 보다 완화된 재무 요건으로 상장을 허용해주는 만큼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반도체 설계전문기업(팹리스) 파두(440110) 사태'가 있다. 파두는 코스닥 상장 당시 1202억 9400만원을 연간 매출 예상으로 제시해 공모가(3만1000원) 기준으로 1조 5000억 원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실제 2분기 매출액은 5900만 원, 3분기 매출액은 3억 3000만 원에 그치며 '공모가 뻥튀기' 논란이 일었다. 주관사를 상대로 한 투자자들의 집단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지난 2005년 첫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인 헬릭스미스(084990)는 지난 2019년 미국 임상3상 실패 등 임상 난항을 겪었다. 결국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사모펀드나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사실까지 들통나 투자자들과 소송까지 겪었다.

올해도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공모가 문제 제기는 이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재무성과가 없는 만큼 특히 주가 급등락이 심한 탓이다.

실제로 지난 2일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이노스페이스(462350)는 올해 상장한 기업 중 처음으로 상장 첫날 종가(3만 4450원)가 공모가(4만 3300원) 아래로 떨어지는 불명예를 안았다. 씨어스테크놀로지(458870)(8.82%) 하스(450330)(7.19%)도 한자릿수 상승에 그쳤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 초기 단계의 혁신기업이 증가하고 산업군이 다변화될수록 정보비대칭성이 높고 기업 상황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아 기업부실화나 불공정행위 발생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