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X배" 옛말…상반기 '로또' IPO, 하반기 들어 '휘청'

첫날 수익률, 1분기 168%→2분기 83% '뚝'…3분기는 '-20%'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올해 상반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기업공개(IPO) 열풍이 불었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의 수익률은 100%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에 일반청약경쟁률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 분기마다 첫날 수익률이 하락한 끝에 결국 하반기 첫 상장 기업인 이노스페이스(462350)가 상장 첫날 하락 마감하며 'IPO 열풍'에 대한 과열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종목은 28개사다. 공모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234억 원 증가한 1조 6711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6월 26일 거래소는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을 공모가 대비 60~400%로 확대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124.1%를 기록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도 심화되며 상반기 기관수요예측을 거친 기업 29곳 중 공모가 상단 초과 기업은 26곳, 공모가 상단 확정 기업은 3곳으로 공모가 상단 이상 비중은 100%를 기록했다. 일반청약경쟁률도 반기기준 최대인 1610대 1로 나타났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상장일 수익률이 둔화되는 추세로 '공모가 거품' 논란까지 일고 있다는 점이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IPO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168.0%를 기록했으나, 2분기에는 83.1%에 그쳤다.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한 기업도 1분기에는 우진엔텍(457550)과 현대힘스(460930)가 있었으나, 2분기에는 한 곳도 없었다. 노브랜드(145170) 한 곳만 상장 첫날 296.4%까지 올랐다.

지난 5월 8일 올해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도 상장 첫날 89% 상승에 그치며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도 달성하지 못했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이노스페이스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상장기념패 전달 후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이사,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2024.7.2/뉴스1

급기야 하반기 첫 상장(스팩·리츠 제외) 기업인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 대비 20.44% 하락마감했다.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상장한 동인기연 이후 올해 들어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노스페이스의 첫날 유통가능 물량 30%는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일 코스닥에 입성한 인공치아 제조기업 하스(450330) 역시 상장 첫날 7.19% 상승에 그쳤다.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투심 약화가 명확해지는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IPO 대어'인 시프트업과 케이뱅크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대어급 기업의 추가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하반기 상장을 추진 중인 게임 기업 시프트업은 이번 일반 청약에 18조 5000억 원 규모의 증거금이 몰렸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6만 원으로 확정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대어급 IPO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피알이 상장에 성공하며 하반기 IPO 추진 기업은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현재 IPO를 추진 중인 기업의 성공여부 및 진행 상황에 따라 대어급 기업의 추가 상장 추진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