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민희진·NCT…연이은 엔터株 '인적 리스크' 잔혹사
SM·하이브, 빈번한 인적 리스크에 주가 널뛰기
증권가, 하반기 반등 예상하지만…투심 위축 어쩌나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연초부터 '인적 리스크'에 시름하고 있다. 하반기 업황 회복 기대감에도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을 자산으로 삼는 엔터 업종의 태생적 한계가 연이어 드러나며 투자자들의 투심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카리나 열애'이어 'NCT 루머'까지…인적 리스크에 SM 주가 흔들
최근 에스엠(041510)(SM)은 일본에서 시작된 소속 남자 아이돌 그룹 'NCT'의 루머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SM은 올해 상반기 엔터 업종 전반의 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지난 3월 52주 신저가인 7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및 하반기 소속 아티스트의 신보 발매·공연 수익 기대감에 주가가 9만 원대를 회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일 오후 SM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NCT의 멤버 쟈니, 해찬 및 김희철 등이 연루된 일본발 루머 때문이다.
인스타그램과 X(구 트위터) 등 SNS를 통해 NCT 멤버인 해찬과 쟈니가 일본에서 성매매 종사 여성들과 함께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게임을 한 뒤 성관계를 가졌다는 폭로가 나왔다.
SM의 하반기 공연 수익의 핵심으로 꼽히는 NCT와 관련된 루머에 SM의 주가는 오후 들어 8.18% 급락했다.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 하나에 하루 만에 SM 시가총액 1722억 원이 증발한 셈이다.
◇SM "법적 대응할 것" 경고에도 추가 폭로…NCT 잡음 이어질까 우려
이에 SM 측은 지난 4일 밤늦게 공지를 통해 쟈니·해찬의 성매매와 마약 등의 의혹을 언급하며 "확인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당사는 해당 내용과 관련해 이미 다수의 게시물에 대해 충분한 자료를 수집했으며 이러한 범죄 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국적을 불문하고 선처나 합의 없이 관련 행위자들을 법적으로 처벌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 SM의 주가는 4.40% 반등했으나 전날 하락폭만큼 주가를 되돌리진 못했다. NCT 루머 사태가 터진 뒤 외국인은 70억 원 순매도 했다. 기관은 SM을 겨우 6억 원 순매수했다.
또 SM의 '강경 대응' 기조에도 일부 유튜버는 지난 5일 해당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이 SNS를 통해 밝힌 추가 폭로를 업로드해, NCT 관련 잡음은 더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서 SM은 지난 2월에도 또 다른 대표 여성 아이돌인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열애 소식으로도 주가가 출렁인 바 있다.
◇하이브, 민희진 분쟁 시작 이후 기관·외인 모두 순매도…주가 내리막
하이브(352820) 역시 산하 멀티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의 갈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뒤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상태다.
지난 4월 19일 종가 기준 23만 500원을 기록했던 하이브의 주가는 민 대표에 대한 감사권을 발동했다는 소식에 하루 만에 주가가 7.81% 하락한 바 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민 대표와의 갈등이 하이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쏟아졌지만, 하이브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민 대표와의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원이 민 대표가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등 불리한 중간 결과도 나오며 하이브의 주가는 20만 원도 붕괴한 상태다.
양측의 법적 분쟁에도 불구하고 뉴진스가 활동을 재개했으나, 하이브에 대한 투심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4월 22일 이후 기관과 외국인 모두 각각 하이브를 1895억 원, 1516억 원 순매도 중이다.
◇증권가 "엔터 업계 상저하고 뚜렷", "연이은 이슈에 투자자 불신 커져"
증권가에서는 엔터업계의 인적 리스크는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상저하고'의 업황 흐름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주가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이 많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프피피프티 전속 계약 분쟁, SM 경영진 교체, 블랙핑크 재계약, 하이브·민희진 분쟁 등 가까운 1~2년 내에 성격이 유사한 사례가 꽤 있었다"며 "K팝은 인적 자본 의존도가 100에 수렴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산업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같은 일은 비일비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이브는 시스템과 지식재산권(IP)을 모두 갖춘 유일한 회사로 어도어 관련 이슈로 형성된 부정적인 센티멘털은 모두 반영됐고, SM은 K팝의 BM을 가장 잘 구현 중인 곳"이라며 하이브와 SM의 매수를 추천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엔터사의 실적과 주가를 견인해온 앨범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며 장기 성장성에 의문을 갖게 되고, 어지러운 외부 상황과 1분기 실적 쇼크까지 더해지며 기대감이 소멸해 주가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면서도 "올해 하반기는 본격적으로 콘서트가 시작되면서 엔터사의 외형을 견인하는 요인이 음반이 아닌 공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사실 확인도 안된 지라시 하나에 주가가 순식간에 큰 폭으로 떨어진 건 연이은 이슈에 엔터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라며 "기대를 모았던 뉴진스와 에스파가 컴백했음에도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Kri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