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독일 오피스 빌딩 손실 현실로…"대주단 대출 연장 불발"

대주단 무리한 요구에 결국 기한이익상실로…펀드 투자자 손실 불가피

이지스자산운용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이지스자산운용이 4년 전 부동산 펀드를 통해 약 9000억 원에 사들인 독일 오피스 빌딩의 손실이 현실화됐다.

대주단의 무리한 요구를 이지스자산운용이 거절하면서 대출 만기 연장 불가로 기한이익상실(EOD) 처리됐다. 부동산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의 트리아논 빌딩 현지 대주단으로부터 대출 만기가 불가능하다고 최종 통보 받았다.

앞서 이지스운용은 지난 2018년 기관 대상 사모펀드로 1835억 원, 개인 투자자 대상 공모펀드로 1868억 원을 각각 모집하고 현지서 5000억 원대 대출을 통해 트리아논 빌딩을 약 9000억 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유럽의 부동산 경기 악화와 빌딩의 절반을 사용 중인 독일 데카뱅크의 임대차 계약 불발 등의 이슈로 자산 가치가 급락했다. 여기에 현지 은행 등 대주단들도 대출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당초 이지스 펀드의 만기는 지난해 10월이었으나, 수익자 총회를 통해 기간이 2년 연장됐다. 대주단들의 최초 대출 만기도 지난해 11월 말이었으나, 현지 8개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6개월 연장한 바 있다. 이후 추가 연장을 논의했으나, 대주단이 추가 질권 설정 요구 등 무리한 조건을 재연장의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결국 협상이 무산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주단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는 것보다는 SPC의 도산 절차를 통해, 매각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SPC는 3주 이내에 독일 현지 법원에 도산 절차 개시를 신청할 예정이며, 도산 절차는 독일 현지 법원 주도하에 1~2년의 기간을 두고 진행된다. 이후 자산 매각 등의 절차 완료 시, 선순위대출 미지급원리금, 도산 및 매각절차 비용 등이 우선 변제된 후 잔여 금원이 있을 경우 펀드로 회수된다.

다만 현재 자산임대 상황 및 독일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투자금 상당 부분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주단과 재구조화 약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상했으나, 불발됐다"며 "독일 현지에서 본건 투자자산인 SPC의 도산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자보호를 위해 당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끝까지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