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등장한 '3.6조' 대어 게임주…시프트업, 주가 구원투수 될까

13일까지 기관 수요예측…공모가 상단 6만원 땐 게임주 시총 4위
100% 신주 발행에 18~19일 청약 흥행 전망…지지부진 업황에 단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 기반 '스텔라 블레이드 관련 이미지. (시프트업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게임 업계 기업공개(IPO) 시장에 약 2년 만에 새 기업이 등장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 그 주인공이다. 시프트업이 IPO 흥행으로 지지부진한 게임주 흐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을 타진하는 시프트업은 전날부터 13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 주식 수는 725만주로 100% 신주 발행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4만 7000∼6만 원으로 공모로 확보한 자금은 게임 콘텐츠 강화, 신규 게임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시프트업은 엔씨소프트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인 김형태 대표가 2013년에 설립한 회사다. 2022년 11월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로 대박을 터뜨렸고, 올해 1분기까지 이 게임으로만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매출 쏠림 현상이 우려됐으나 올해 4월 출시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 기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도 최상위 수준 평점을 유지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매출액 374억 원과 영업이익 25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9.4%로,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한 크래프톤(46.6%)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프트업은 공모가 확정 후 18~19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 21일 코스피 상장 예정이다. 시프트업이 희망 밴드인 최상단인 6만 원에 공모가를 확정하면 시가 총액이 약 3조 6000억 원에 달하게 되는데, 이 경우 2021년 8월 크래프톤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게임 기업이 등장하는 셈이다. 기업가치로는 크래프톤(259960), 넷마블(251270), 엔씨소프트(036570)에 이어 4위로 단번에 올라서게 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시프트업의 IPO 흥행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게임 기업들 실적 호조로 게임 기업의 센티멘털이 개 개선됐고, 시프트의 유통주식수가 낮아 청약 매력도를 높인다"며 "최대주주와 2대 주주 텐센트 지분은 78%로 6개월 매각 제한이 걸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가 정해지더라도 5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프트업 목표 주가를 9만 원으로 제시하며 "국내 주요 게임사와 직원 수 차이는 몇십 배 기준으로 인공지능(AI) 등 기술 활용으로 비용·시간 절감 효과가 타사 대비 높다"며 "신규 IP 2개 이상을 성공했고, AI 테마로 분류되면 주가 모멘텀은 더욱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프트업의 흥행으로 게임주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국내 대표 게임주로 구성된 'KRX 게임 TOP 10' 지수는 지난 2021년 11월 1730선까지 올랐지만, 올해는 700대를 뚫지 못하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지난 5월 17일에는 696.25까지 올랐지만, 공정위원회의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 조사를 거치며 650선까지 주저앉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주 회복 기대가 있는데, 시프트업 IPO도 흥행하면 바닥을 벗어나 반등세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게임주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게임 시장은 눈높이가 많이 낮아진 만큼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는 민감한 상황으로 변화했다"며 "2024년 상반기 게임 시장에 오랜만에 초기 흥행에 성공한 '나 혼자만 레벨업',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이 등장해 주가의 탄력적 상승을 보였고, 하반기에도 단기 신작 모멘텀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